세계 최대 불교사원, 한국 IT기술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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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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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복원 작업 중인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현장 조사에서 이뤄진 3D 광학스캐너 작업을 통해 수천만 개의 점군 데이터(point clouds)로 사원의 모습을 1차 디지털화한 장면. 유라시아디지털문화유산연구소·㈜위프코 제공
한국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복원 작업 중인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현장 조사에서 이뤄진 3D 광학스캐너 작업을 통해 수천만 개의 점군 데이터(point clouds)로 사원의 모습을 1차 디지털화한 장면. 유라시아디지털문화유산연구소·㈜위프코 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 최대 불교사원인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사원이 최초로 한국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다. 해외 문화재를 국내 기술로 디지털 복원하는 것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과 베트남 후에 황성에 이어 세 번째 쾌거다.

▶본보 2008년 4월 9일 A23면
세계문화유산 베트남 황성터, 한국 디지털기술로 영상 복원


보로부두르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 로고
보로부두르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 로고
유라시아디지털문화유산연구소(소장 박진호)는 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의 지원을 받아 보로부두르 발굴 200주년인 2014년까지 3D 디지털 장비와 자료 고증을 통해 훼손되기 이전 사원의 원형을 가상공간에 되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관리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뒤 올해 초 당국의 협조 아래 1차 시뮬레이션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본격적인 현지 조사 및 영상화 과정은 6월 시작된다.

8세기 초반 사일렌드라 왕국이 자바 섬 욕야카르타 북쪽에 세운 보로부두르 사원(산스크리트어로 ‘언덕 위의 승방’)은 한 면이 약 123m에 이르는 정방형 9층 사원. 총 100만여 개 돌을 탑처럼 쌓아올려 높이도 34.5m가 넘는다. 층마다 불교세계를 표현한 부조들이 새겨져 있는데, 모두 2440여 개로 한 줄로 세우면 4.4km가량이다. 832년 왕국 멸망과 함께 잊혀졌다가 1814년 이 지역을 점령한 영국의 토머스 래플스 총독에 의해 발굴돼 1991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랐다.

보로부두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12세기), 미얀마의 바간(11세기)과 함께 세계 3대 불교유적으로 불린다. 앙코르와트는 가로 850m, 세로 1050m 외벽 안에 여러 개의 사원이 몰려 있다. 바간 역시 미얀마를 처음으로 통일한 바간 왕조의 수도로 현재 3000여 개의 탑과 사원이 분산돼 있다. 이와 달리 보로부두르는 단일 건물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불교사원으로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됐다.

실제 사원은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탑과 부조가 복잡하게 배치돼 고난도의 실측 작업을 요구한다. 유라시아디지털문화유산연구소·㈜위프코 제공
실제 사원은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탑과 부조가 복잡하게 배치돼 고난도의 실측 작업을 요구한다. 유라시아디지털문화유산연구소·㈜위프코 제공
보로부두르 디지털복원 프로젝트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연구소는 먼저 레이저 스캐너로 정밀한 사원의 실측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후 영화 ‘아바타’에서 사용됐던 3D 입체영상 카메라를 이용해 보로부두르의 모습을 담는다. 천재지변으로 사원이 훼손됐을 경우에 대비한 ‘디지털 보험’인 셈이다.

더 중요한 작업은 원형 복원이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인근에 있는 므라피 화산의 폭발로 1000년 넘게 화산재에 묻혀 있었다. 이로 인해 스투파(인도식 탑)를 장식했던 금은박이나 부조마다 형형색색 칠해 넣은 안료가 모두 사라졌다. 전체 형태 역시 변형이 심각하다. 박 소장은 “철저하게 옛 사료를 바탕으로 지금의 암회색이 아닌 찬란하고 화려한 사원의 원래 모습을 디지털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8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TV프로그램마켓에 1차 작업한 3D필름 트레일러(홍보 영상)를 공개했다. 보로부두르 사원을 디지털 복원하는 작업 자체가 처음인지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3D 그래픽 박람회인 ‘코리아 그래픽스 월드 2013’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박 소장은 KAIST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2006년 앙코르와트 사원과 2008년 후에 황성을 3D영상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주도했던 디지털 문화재 복원 전문가. 특히 베트남전쟁을 겪으며 거의 폐허가 됐던 후에 황성을 복원한 디지털 영상은 황성 내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되며 관광객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 소장은 “국내에선 앙코르와트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보로부두르 역시 해마다 250만 명 이상 방문하는 세계적 명소”라며 “여기에 한국 디지털 기술문화를 접목하면 아시아의 문화재 한류로 화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보로부두르 사원#한국 IT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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