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걱정을 많이 하는 직원이 결국 회사의 걱정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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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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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의 ‘자기계발론’

지난해 8월 비씨카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강태 사장(60·사진)은 취임 직후 지방의 한 영업센터를 방문했다. 놀랐다. 300m²가 넘는 넓은 사무실에 직원은 고작 3명뿐이었다. 더 의아했던 건 그동안 아무도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 현지에 근무하는 사람뿐 아니라 본사 직원들까지 그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자기 회사였어도 가만히 뒀을까.’ 서울로 올라온 이 사장은 즉각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사장이 왜 이런 것까지 생각해야 하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 회사 걱정 전에 내 걱정부터

“이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말이다. 개개인의 삶을 중요시 여기라는 의미다. 이 사장은 8일 “회사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는 직원은 많아도 자기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는 직원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잘되길 바라는 건 당연하지만 회사가 잘된다고 모두가 잘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직언을 날렸다.

이기적으로 살라는 것은 아니다. 항상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함은 물론이다. 이 사장은 “말단 직원이라도 머슴 의식이 아닌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이 되면 사장처럼 생각하겠다는 사람은 절대 사장이 될 수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신념이다. 처음부터 주인처럼, 사장처럼 생각해야 사장이 될 수 있다.

이 사장이 보기에 안일함은 직원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 사장은 오랫동안 유통과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일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유통과 IT업계에 있다 보니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는 업무 스타일을 지녔다. 그런 그가 보기에 현재 카드업계는 너무 군살이 많다.
▼ “올해는 모바일 카드 활성화 원년” ▼

“카드 시장의 성장은 정체돼 있는데 회사는 너무 많아요. 밖에서는 가계 부채와 제2 카드대란을 걱정하죠. 이렇게 외부 환경이 만만치 않은데 정작 카드사들은 불필요한 경쟁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 “모바일 카드 비용 줄이고 환경도 보호”

이 사장이 지적한 대표적 비효율은 연매출 2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들을 카드사마다 각자 관리하고 있는 것. 결제망 등 IT 설비에 카드사들은 3년에 500억 원 이상씩 쏟아 붓는다. 카드사들이 결제망을 공동 관리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도 쉬워진다.

카드사의 비효율을 줄이고 새 먹거리도 될 상품은 없을까. 그는 모바일 카드라고 단언했다. 이 사장은 “모바일 카드를 활성화하면 플라스틱 신용카드와 각종 포인트 카드 발급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2013년은 모바일 카드의 원년”이라고 선언한 이 사장은 모바일 카드를 바코드로 인식해 결제하는 서비스를 내달 시작할 계획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이강태#비씨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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