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벤치 앉힌 레드냅의 무모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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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일 07시 00분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QPR, 풀럼에 중원 내주며 2-3 패
잔류 마지노선 17위에 승점 7점차


또 졌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챔피언십(2부 리그) 추락이 임박했다. QPR은 2일(한국시간)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내준 QPR은 후반 두 골을 추격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QPR은 4승11무15패(승점 23)로 19위에 랭크됐지만 잔류 마지노선 17위 위건(승점 30)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더욱이 위건은 QPR보다 한 경기 덜 치렀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남은 7경기, 4승2무 이상 하면 된다”고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불가능하다’로 흐른다.

○박지성이 절실했던 QPR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의 호출은 없었다. 윤석영은 엔트리 제외. 최근 애스턴빌라에 패하긴 했지만 QPR은 희망적이었다. 박지성의 맹활약이 동력이 됐다. 그런데 레드냅 감독은 헌신적인 박지성을 대신해 저메인 제나스를 투입했다. 공격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전반 내내 제나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중원이 봉쇄되자 QPR의 활로는 모두 막혔고, 의미 없는 뜬공에 의존할 뿐이었다. 음비아와 단 둘이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공수 연결고리를 맡은 박지성이 그리웠다.

레드냅 감독은 고집을 부렸다. 미드필더 숫자는 늘렸어도 박지성을 외면했다. 여기에 이기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중앙 수비수 크리스토퍼 삼바도 패배의 원흉이었다. 역대 최고 이적료를 쏟아 부었던 삼바는 희망 대신 악몽을 안겼다. 전반 8분 자기 진영에서 파울을 범해 첫 실점의 빌미를 내주더니, 22분에도 또 결정적인 실책으로 실점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추가 실점 때도 무력하게 상대 돌파에 뚫렸다.

레드냅 감독은 “차라리 재앙이었다”고 했다. 분노한 건 그만이 아니다. QPR 서포터스는 끓어오르는 울화를 참지 못했다. 경기장 인근 가로수는 통째로 뽑혔고, 풀럼 로고가 새겨진 오토바이도 부서졌다. 런던 경찰들은 난동을 부린 팬들을 연행했으나 사태 진압은 쉽지 않았다.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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