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천수, 인천이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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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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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졌지만 코너킥 등 위협적… 울산은 안방서 강원 3-0 완파

‘돌아온 풍운아’ 이천수가 31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대전과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돼 회심의 발리 슛을 하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돌아온 풍운아’ 이천수가 31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대전과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돼 회심의 발리 슛을 하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축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 오랜만에 듣게 된 팬들의 함성 덕분에 가슴이 뜨거웠다.”

이천수(32·인천 유나이티드)가 영화 ‘슈퍼맨’의 주제가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자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경기장 한쪽에는 ‘이천수! 인천상륙작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펄럭였다. ‘풍운아’ 이천수가 약 3년 9개월 만에 국내 프로축구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이천수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K리그 클래식 안방 경기에 후반 7분 교체 투입됐다. 인천이 1-2로 지고 있는 상황. 팬들은 이천수가 전매특허인 환상적인 프리킥과 송곳 같은 슈팅으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길 바라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천수는 복귀전을 치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9년 6월 전남 소속이었던 그는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일으킨 뒤 계약을 위반하고 중동으로 떠나 그해 7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에서 뛰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2011시즌 일본 프로축구 오미야 아르디자와의 계약이 끝난 뒤로는 개인 훈련을 해왔다. 이천수는 지난 시즌 전남의 안방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등 전남의 용서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전남이 올 2월 그에 대한 임의탈퇴 조치를 철회하면서 그는 인천에 새 둥지를 틀 수 있었다.

부평동중과 부평고 대선배인 김봉길 인천 감독의 지휘 아래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천수는 이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빠른 스피드를 살린 돌파로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날카로운 코너킥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그러나 오랜 공백 탓인지 슈팅 정확도는 떨어졌다. 이천수의 슈팅 3개는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이천수의 투입과 함께 경기 분위기를 주도한 인천은 종료 직전까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대전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지 못해 1-2로 패했다. 경기 후 이천수는 “골을 터뜨리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공백기가 있은 뒤에 치른 복귀전은 힘들기 마련이다. 이천수가 오늘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인천은 승점 7로 전북과 공동 5위가 됐고, 대전은 9위(승점 4)로 뛰어 올랐다. 한편 울산은 강원과의 안방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위(승점 9)가 됐다. 강원은 13위(승점 2)에 머물렀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인천#이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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