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새 CEO 한동우, 최우선 과제는 내부갈등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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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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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羅-反羅 다 끌어안되 분파주의 계속땐 조치”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일러스트레이션 최남진 기자 namjin@donga.com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일러스트레이션 최남진 기자 namjin@donga.com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이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후보로 14일 단독 추대됨에 따라 지난해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신한금융 사태’가 약 5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라응찬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신한 삼인방’이 물러난 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내부 갈등을 빚었던 신한금융은 새로운 경영지배구조를 형성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 내부 갈등 어떻게 해소할까

신한금융의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게 한 회장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작년 9월 이후 ‘라 전 회장-이 전 행장 대(對) 신 전 사장’의 권력구도를 형성했고 임직원들은 삼인방과의 친소(親疎) 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심각한 분열 양상을 빚어왔다. 여기에 재일교포 주주들과 노동조합까지 가세하면서 내부 갈등이 증폭됐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역시 국내 이사와 재일교포 이사들로 세가 갈리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달 초 신한금융에 대해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회장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신한금융의 내부 파벌경쟁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내정자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14일 기자회견에서 “선임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친(親)라, 반(反)라 후보’ 이야기가 나왔을 때”라며 “선배 같은 마음으로, 부모 같은 마음으로 모두 다 끌어안되 분파주의가 계속되면 거기에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도 한 내정자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다. 신한금융 사태가 고조되던 지난해 9월 15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이 “(신한금융 사태의) 관계자는 다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뒤 ‘신한 삼인방 동반 퇴진론’이 급부상했고 이후 정부와 신한금융의 소원한 관계가 지속돼 왔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금융기관은 고객에게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신한금융은 계속 볼썽사나운 모습만 비쳤다”고 밝혔다.

○ 4대 금융지주 영업대전에 맞서야

신한금융은 지난해 극심한 경영지배 구조 혼란 속에서도 순이익이 2조3839억 원으로 3년 연속 ‘업계 1위’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2009년 9월부터 1년 넘게 ‘KB금융 사태’를 겪었던 후유증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나타났듯이 신한금융의 실적 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금융권 경쟁구도가 자산 300조 원이 넘는 ‘4강(强)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된 것도 한 내정자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은 금융업계 4위로 밀리게 된다.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신한금융은 옛 조흥은행과 LG카드를 인수한 여파가 남아있어 당분간 인수합병(M&A)의 여력이 없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도 이날 차기 회장 후보 면접을 실시해 이팔성 현 회장을 1순위 후보로, 김우석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을 2순위 후보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추위는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해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거쳐 22일경 회장 내정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은 다음 주부터 우리은행장 경남은행장 광주은행장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장 후보로는 이순우 현 수석부행장, 윤상구 김정한 우리금융 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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