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황연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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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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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만큼 ‘사제의 情’도 찰떡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왼쪽)과 황연주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흥국생명에서 호흡을 맞추며 ‘핑크빛돌풍’을 일으켰던 둘은 현대건설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으며 ‘그린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용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왼쪽)과 황연주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흥국생명에서 호흡을 맞추며 ‘핑크빛돌풍’을 일으켰던 둘은 현대건설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으며 ‘그린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용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황현주 프로배구 현대건설 감독(45)과 황연주(25)가 예전 흥국생명에 함께 몸담았을 때의 일이다. 황 감독이 선수들을 혼내는 날이면 팀 선배들은 ‘연주’인지 ‘현주’인지 애매한 발음으로 황연주의 이름을 불러댔다. 황 감독에 대한 일종의 귀여운 반항이었다.

배구인들치고 둘의 이름을 헷갈리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황연주는 “요즘도 저를 ‘현주’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설명하기도 그렇고 해서 ‘예’라고 대답해 버려요”라고 한다. 2009년 초 황 감독이 현대건설로 옮기면서 잠시 헤어졌던 둘은 황연주가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현대건설로 합류하면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 때문에 요즘 현대건설 훈련장에선 “연주야”를 외치는 큰 소리가 종종 들린다. 지난해 12월 29일 용인 마북동의 훈련장에서 둘을 만났다.

○ 현주가 보는 연주

둘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황 감독이 원곡중학교에 다니던 황연주를 지도했으니 10년도 더 됐다. 황 감독은 “연주가 FA가 됐을 때 구단에 무조건 잡아달라고 했다. 인연을 떠나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건설에는 케니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다. 양효진이라는 국가대표 센터도 있다. 왼손잡이로 라이트 전문 공격수인 황연주만 온다면 공격의 세 축이 완성될 수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 공격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은 가장 짜임새 있는 팀이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27일 도로공사를 3-0으로 완파하고 시즌 첫 1위에 올라섰다. 라이트 황연주와 레프트 케니가 9점씩을 올리면서 센터진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양효진과 김수지 2명의 센터는 이날 무려 29점을 합작했다.

○ 연주가 보는 현주

FA가 되었을 때 황연주에게 입단 요청을 한 팀은 4팀이나 됐다. 황연주는 고민 끝에 현대건설을 택했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황현주 감독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었다. 황연주는 “감독님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주문은 ‘네 스타일대로 갈겨 버려’다. 소극적인 플레이에 빠지기 쉬운 나에게는 언제나 큰 자극과 힘이 되는 분”이라고 했다.

경기장에서는 감독과 선수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아빠와 딸, 아니 친한 삼촌과 조카 같은 관계가 된다. 황연주는 “코트에선 까다로운 분이지만 평소에는 꼬집고 도망가는 등 장난도 많이 친다. 힘들고 우울할 때 웃게 만드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용인=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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