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송승준 “내가 나를 못믿은 죄…9실점 뭇매”

  • 입력 2009년 7월 30일 08시 16분


“내가 먼저 지고 들어갔으니 두들겨 맞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4연속경기 완봉승에 도전했던 롯데 송승준(사진). 그러나 28일 사직 KIA전에선 2.2이닝 동안 9실점하며 뭇매를 맞았다. 3연속 경기 완봉승 뒤 최근 3게임에선 12.1이닝 동안 실점만 무려 23점.

갑작스런 난조에 대해 주변에선 ‘대기록 후유증’이라고 한다. 송승준 자신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 송승준은 29일, “나도 모르게 기록을 의식했던 게 사실이다. 3연속 완봉승 뒤 한화전(16일 사직)에서 첫 점수를 내주자 맥이 탁 풀린 기분이었다”면서 “몸이 아프거나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심신이 피로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근 난타당하는 이유를 자가진단했다. “완봉승하고 그럴 땐 (포수) 기문이 형이 사인을 내면 주저없이 볼을 뿌렸다. 막힘이 없었는데, 어제도 두산전(22일 잠실)때도 그렇지 못했다. 사인을 받고 나도 모르게 ‘잘 던질수 있을까’ 한번 생각하고 볼을 던졌다. 타자한테 지고 들어갔으니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스스로 자신의 볼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고, 그런 상태에서 타자를 이길 수 없었다는 말이었다.

“미국에 있을 때도 컨디션이 좋다가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던 경험이 있다”고 옛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 그는 대화 말미에 “이젠 완봉승 기록도, 어제 두들겨 맞은 것도 다 잊었다.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승준은 다음달 2일 청주 한화전 선발 등판 예정.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대기록의 사나이’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지, 2일 한화전 결과가 주목된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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