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00>君子는 成人之美하고 不成人之惡…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공자는 누누이 나의 완성에 그치지 말고 남도 완성시켜 주라고 가르쳤다. 남을 완성시켜 주는 것은 남의 악을 助長(조장)하거나 回護(회호)하는 일이 결코 아니다. ‘논어’ ‘顔淵(안연)’편의 이 章에서 공자는 그 점을 분명히 하였다.

이 장에서 君子와 小人은 德性(덕성)에 따라 구별된다. 成은 誘掖(유액)하고 奬勸(장권)하여 이루어 준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人之美는 成의 목적어(빈어)다. 美와 惡은 각각 美德(미덕)과 惡行(악행), 혹은 美名(미명)과 惡名(악명)을 뜻한다. 反是는 앞의 내용과 반대라는 말이다.

不成人之惡은 두 가지 풀이가 가능하다. 우선, 남의 무능이나 실패를 숨겨준다고 풀이할 수 있다. ‘춘추’의 해석서인 ‘공양전’에서 알 수 있듯이, 옛 사람은 외국의 큰 잘못은 기록하고 자국의 큰 잘못은 避諱(피휘)했으며, 남의 훌륭한 점을 칭찬할 때는 길게 하고 나쁜 점을 비평할 때는 짧게 했다. 이것이 不成人之惡과 관계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정약용은 그런 식의 해설을 비판했다. 소인의 죄악이 형벌에 저촉될 정도라면 군자는 그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해석은 “오직 어진 사람만이 능히 남을 좋아할 수 있고 또 남을 미워할 수 있다(唯仁者能好人, 能惡人)”고 공자가 ‘里人(이인)’편에서 천명한 말에 근거한다.

‘里人’편에서 공자는 ‘군자유어의(君子喩於義)’라고도 했다. 군자는 道義(도의)에 밝다는 말이니, 군자는 어떤 일이든 道義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군자는 사태를 放過(방과)하지 않는다. 공자가 이 시대를 산다면 “나는 이제껏 仁을 좋아하는 사람도, 不仁을 미워하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여전히 탄식하지나 않을까?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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