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양지에서 떳떳이 일하고파” 한센촌 부활의 노래

  • 입력 2009년 7월 22일 16시 55분


◆ 한센촌 부활의 노래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2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경기북부의 한센인들이 운영하는 염색공장은 불법적인 폐수방출로 항상 문제가 돼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규제완화 조치로 이 한센촌에 희망의 빛이 들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엄격했던 환경 규제가 완화돼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도,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인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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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러져가는 무허가 공장 80여개가 모여 있는 경기도 포천의 한센촌.

염색공장 설립 자체가 금지돼 있어, 합법적인 폐수처리시설도 갖출 수 없습니다.

잦은 단속에다 경기까지 나빠지면서 지금 가동되는 공장은 채 절반도 남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상진 / 포천 한센촌 주민

"양계 양돈을 시작했는데, 한 십수 년 쭉 하다보니까 파동이 오고… 섬유 하는 업체들이 한 두 군데씩 몰려서 오기 시작한 것이, 임대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다가 그나마 요즘에는 그것도 규제에 많이 얽매이고 무허가로 하다보니까…"

하지만 이런 한센촌에도 희망의 소식이 찾아들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규제 완화로 합법적인 산업단지를 만들 길이 열린 것입니다.

환경부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경기도 포천과 연천의 한센촌에 폐수배출시설 설치를 허용했습니다.

한센촌이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폐수처리시설 설치비 전액이 정부에서 지원되고 기반시설 조성비의 절반도 지원됩니다.

경기도청은 이번 조치로 일자리 1400개가 마련되고 한탄강 수질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창희 / S실업 대표

"주민 분들 도움도 많이 받았고…양성화가 되면 많은 투자를 해서 잘 해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2011년 초까지 사업단지 승인이 끝나야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규제 완화 조치입니다.

자칫 사업이 늦어진다면 한센인들은 다시 음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최종국 / 포천 한센촌 이장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저희는 과거에 문전걸식하던 시절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구성원들하고 최대한 열심히 이 산업단지를 제대로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포천과 연천의 한센촌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거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포함해 약 1300명.

이제 이들에게도 양지에서 떳떳하게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이 트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한인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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