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랩·작곡까지…“난’ 만능 신인” 제2의 윤미래 길미

  • 입력 2009년 7월 22일 07시 53분


데뷔음반 ‘더 퍼스트…’ 발표

데뷔 음반 ‘더 퍼스트 퍼플 드림 사운드’를 발표한 가수 겸 래퍼 길미(사진·본명 길미현·26)를 사실 신인이라고 부르기엔 좀 애매하다.

그녀는 은지원, 리오 케이코아, 마리오 등의 음반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이름을 아는 음악 팬들이 꽤 있다. 또한 소녀시대가 모델로 출연한 한 CF의 광고음악을 불러 목소리를 알리기도 했고, 양동근이 연출한 2007년 뮤지컬 ‘관객모독’에서는 주연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그녀의 이력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물나는 날들이 훨씬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1년 때 오디션을 거쳐 한 음반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녹음까지 마쳤다가 무산되고, 팀이 결성됐다가 해체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8년 만에 데뷔음반을 낼 수 있었다. 부모에게 “어렵다” 말도 못해 섬유회사에 취직해 자수 디자이너로도 일하고, 학생들에게 노래도 가르치고, CM송을 부르며 돈을 벌어야 했다.

“이젠 눈물도 말랐어요. 처음엔 ‘난 불행하다’ 생각했지만, ‘내게 모자란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생각했죠. 마치 각진 바위가 파도에 깎여 둥근 돌이 된 듯합니다. 8년간 아득했는데, 돌아보면 그래도 잘살아왔어요.”

길미에게 긴 무명 생활이 고통만 준 것은 아니다. 그 사이 그녀는 만능 음악인이 되어갔다. 노래와 랩에 모두 능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면서 ‘제 2의 윤미래’라는 기대도 받았고, 중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춤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춤 실력도 키웠다.

학창시절 흑인음악 동아리에도 가입해 작사, 작곡도 배웠다. 이번 데뷔 음반을 준비하며 자작곡을 여러 곡 녹음했지만, 그중 ‘헤이보이 플레이보이’ 하나만 음반에 수록했다.

“노래엔 나름대로 제 색깔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랩은 아직 배울 게 많아요. 시적이고 센스있고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타이틀곡은, 그녀의 소속사 대표가 된 은지원이 피처링한 ‘러브 컷츠’. 작곡가 김세진과 서정진의 작품이다. ‘러브 시크’에는 바비킴이 피처링했다.

긴 준비기간 끝에 데뷔한 길미의 꿈은 프로듀서이다. 그녀는 후배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던 시절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재능 있는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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