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합창대회 중도 폐막, 金지사 책임”

  • 입력 2009년 7월 22일 06시 33분


경남 시민단체 등 질타 잇따라

경남도가 주최한 합창대회인 ‘월드콰이어챔피언십(WCC) 코리아 2009’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여파로 중간에 막을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 정당, 대학생 등이 잇따라 경남도와 김태호 지사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역대학생 교육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정혜숙)는 21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달라고 요구할 당시에는 예산(8억 원)이 없다고 했던 경남도가 이벤트성 국제대회에 80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벤트성 국제대회를 자제하고, 2학기에는 학자금 이자 지원 대상자의 확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전날 회견에서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는 WCC 코리아라는 행사에 엄청난 도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며 “WCC 코리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행정안전부에 감사를 청구한 뒤 이를 거부하거나 소홀히 하면 주민소송까지 제기하기로 했다. 이병하 경남도당위원장은 “경남도가 (이 행사를 유치하면서) 독일 인터쿨투르재단과 불리한 조항이 많은 계약을 체결했고, 투융자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 재단에 거액의 분담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생민주경남회의’는 16일 “김 지사는 세계합창제인 WCC 코리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도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대회는 유치 당시부터 문제가 많았을 뿐 아니라 신종플루 감염의 위험이 높은데도 행사를 강행해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고 밝혔다. 경남도의회에서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김 지사는 파문이 확산되자 “경남도를 널리 알리기 위한 문화행사가 돌발 사태로 중단돼 아쉽다”며 “곧 생각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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