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들 ‘제2 넥슨’ 꿈 키워간다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지난달 9일 문을 연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이곳에 입주한 16개 업체 직원들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9일 문을 연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이곳에 입주한 16개 업체 직원들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육성 프로젝트, 분당 글로벌게임허브센터 가보니


16개 업체 게임 개발 몰두
쇼룸 비어 분위기 썰렁

“자립때까지 지속 지원을”

“내년 2월을 목표로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벌써 여러 군데서 전화 왔어요!”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분당스퀘어 10층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반바지 차림의 청년 송재연 씨(29)가 명함을 내밀었다. ‘와플소프트 CEO 송재연’. 복학생 같이 편한 차림으로 나타났지만 그는 허브센터 내 회사를 차린 CEO. 송 씨는 모교(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내 사무실을 차려 게임을 개발해오다 두 달 전 허브센터 입주자 모집 광고를 본 후 지원했다. ‘상아탑’ 안에 있던 그가 왜 이곳으로 이사를 왔을까.

“학교에서 게임을 개발할 때는 동아리 같은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다른 업체들과 함께 입주한 후부터는 회사를 차린 느낌이 들었죠.”

○ 제2의 넥슨, 한게임을 꿈꾸며

지난달 9일 문을 연 허브센터는 국내 중소게임업체 육성(인큐베이팅)과 차세대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성남시,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999년 게임종합지원센터(현 한국콘텐츠진흥원)가 넥슨, 한게임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큐베이팅 사업 이후 10년 만에 나타난 게임 육성 프로젝트인 셈. 현재 입주한 게임업체는 총 16곳이며 이들은 자체 게임 개발 로드맵을 갖고 2012년까지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

콘텐츠진흥원이 밝힌 허브센터에서의 사업 내용은 △게임기업 인큐베이션 △차세대 게임 개발 △글로벌 게임 서비스 플랫폼 제작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등. 소요 예산만 4년간 1000억 원에 이른다.

이곳에 입주한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신생회사이거나 중소업체인 만큼 현실적인 혜택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성남시의 도움으로 월세를 면제받고 관리비도 성남시로부터 절반을 지원받고 있다. 또 MS로부터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다. 건물 역시 24시간 개방돼 게임 개발에 제약도 없다. 또 업체들이 몰려 있다 보니 외국 바이어들과의 연계, 국내 퍼블리싱 업체와의 연결 등 사업 정보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다. 에센트 스튜디오의 이주한 대표는 “이곳에 온 후 현실적인 부분이 해결돼 게임 개발에 좀 더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직은 ‘꿈’에만 머무른 현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10층 입구 앞 ‘쇼룸’은 텅 비어 있었고 빈 공간이 많아 분위기는 썰렁했다. 사무실 역시 독립적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시너지’를 낼 만큼 업체 간 교류도 없었다. 또 센터가 추진하는 사업 과제가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 개발보다는 플랫폼 개발에 치중된 것이 사실이다. 콘텐츠진흥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MS와의 교류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급변하는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허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입주 업체들은 사업 주체들이 허브센터 개소를 단순한 ‘전시홍보용’으로 위치 지우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게임개발업체 ‘토핑’의 공두상 마케팅 이사는 “개발업체들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서병대 센터장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 머물지 않고 입주업체들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리더’가 되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