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상승이 2001년 주택가격 급등 현상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연구원 이대기 연구위원은 19일 ‘최근 주택가격 상승 원인과 향후 정책방향’이란 보고서에서 “현 집값 상승은 2001∼2003년 주택가격 급등 초기 당시 주택가격 상승 추이 및 원인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등 일부 재건축 규제완화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으며 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2001년 상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경기불황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주택가격은 올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권 주택 매매가격은 6월 한 달 동안만 0.5% 올라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2001∼2003년 집값 상승 당시 외환위기 후 12%가량 내린 주택가격은 2001년 초부터 강남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해 2003년까지 16%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경기를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경매시장의 낙찰가격 역시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오르면서 2001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심리 확산 △저금리와 주택담보대출 증가 △단기부동자금 증가와 대체투자 부재 △부동산 세제와 규제 완화를 꼽았다. 이러한 상승 요인도 외환위기와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양도세 특례 등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실시했던 2001년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섣불리 금리인상 정책 등을 사용하기보다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국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