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팬텀씨]Q: 클래식 연주자들 쓰는 관악기 가격은?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Q: 클래식 연주자들 쓰는 관악기 가격은?

―9일자 A22면에서 클라라 주미 강 씨가 연습용 바이올린을 사용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클래식 연주자들이 쓰는 관악기나 하프의 가격은 얼마인가요. (박동혁·30·경기 성남시 분당구)

A: 트럼펫 400만∼500만원대
플루트는 최소 3000만원대

만든 지 400년이 넘는다는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명기(名器)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지요? 현악기는 오래된 것일수록 동체의 나무가 소리를 흡수하지 않아 좋은 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바이올린, 첼로 같은 현악기 연주자들은 ‘올드 악기’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소성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라는군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의 과르니에리(1734년산)는 600만 달러, 장영주 씨의 과르니에리(1735년산)는 420만 달러, 첼리스트 장한나 씨의 과다니니(1757년산)는 300만 달러 이상을 호가합니다. 한 바이올리니스트는 “웬만한 프로 바이올리니스트의 악기는 1억 원 이상”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목관악기나 금관악기는 현악기처럼 오래 쓸 수 있는 악기가 아닙니다. 관악기는 사람의 숨을 불어넣어 연주하기 때문에 입김이나 침 때문에 부식하기도 합니다. 야마하뮤직코리아의 박신우 차장은 “관악기 가격은 시장 수요와 제작 공정의 난이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 등 전문 연주자들이 사용하는 트럼펫, 트롬본은 400만∼500만 원대이고 호른은 1000만 원대, 튜바는 1000만∼5000만 원대입니다. 튜바는 금관악기 중 덩치가 가장 큽니다. 트럼펫이 10대 팔릴 때 튜바는 1대 정도 팔린다는군요.

목관악기는 어떨까요. 플루트의 경우 전문 연주자들은 14K나 18K 금으로 만든 악기를 사용합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니 금관악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세기에 플루트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나무를 썼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목관악기로 분류한답니다. 플루트는 재료가 비싸기 때문에 3000만∼8000만 원대입니다. 바순도 8000만 원대입니다. 단풍나무로 만드는 바순은 관의 전체 길이가 2.6m에 이르는 큰 악기지요. 크기가 큰 만큼 정확한 음정을 내기 위해 제작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까다롭다는군요.

하프는 5000만∼8000만 원대의 악기를 주로 사용합니다. 하피스트 곽정 씨는 “페달 같은 기계 장치가 있기 때문에 오래된 악기라고 해서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고 3∼5년 된 악기의 소리가 가장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악칼럼니스트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최은규 씨는 “비싼 악기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악기도 생명체와 비슷해 어떻게 돌보고 길들이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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