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야구공 걱정없이 야구할수 있으면 좋겠어”

  • 입력 2009년 7월 15일 08시 30분


1997년 창단한 노(No)노(老)야구단. 처음에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탤런트 박규채(71)씨가 초대단장을 맡았고, 윤동균(60), 최동원(51·이하 KBO경기감독관) 등 유명선수 출신 감독도 있었다. 창단멤버인 김종균(63)씨는 “63빌딩에서 열린 창단식에는 유명가수까지 초대됐었다”고 했다. 다 탄탄한 스폰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IMF 경제위기는 노년의 꿈을 앗아갔다. 후원단체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결국 할아버지들은 십시일반 사비를 털었다. 현재 한 달 회비는 2만원. 식사비며, 원정 경기 비용까지 합치면 비공식적인 지출은 더 늘어난다. 현역에서 은퇴한 회원이 대부분이라 다소 부담이 된다. 그래도 노노야구단은 회비를 쪼개 서울 갈산초등학교에 유소년 발전기금을 내놓고 있다. “그냥 운동장을 쓰면 미안하잖아. 손자 같은 애들 운동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지 뭐.” 할아버지들의 유일한 희망은 야구공 걱정 없이 야구를 하는 것이다. “1경기를 치르면 6-7개는 들거든. 공 값도 만만치가 않아.”

캐치볼을 하던 공을 “잠시 보여 달라”고 했다. 훈련 때 쓰는 공은 실밥이 터진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 나라 경제대국 만드느라 주름이 더 깊어졌다”는 그 손. 그 손에 들린 공은 주름 없이 매끈해야 될 텐데….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전영희 기자가 간다… 노노 야구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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