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22조 ‘4대강 공사’ 앞으로!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 국토부 1차 입찰 결과

대형사 대부분 2개 이상 공구 참여
중견사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맞서

4대 강(江) 살리기 사업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2012년까지 모두 22조2002억 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의 막이 오른 것이다.

9일 조달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4대 강 살리기 사업의 1차 턴키(일괄수주) 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접수를 받은 결과 15개 공구에 모두 50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컨소시엄별 참여 건설사는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고 공구별 공사비 규모는 1800억∼4060억 원에 이른다. 건설사들은 더 큰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토목공사를 주로 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집안 경쟁’을 하는가 하면 덩치가 작은 중견 건설사들은 서로 손잡고 대형 건설사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 ‘따로 또 같이’ 삼성 계열사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2개 이상의 공구에 출사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SK건설은 무려 9개 공구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1차 공사를 따내면 2차 공사를 수주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사 간 경쟁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사업 자체가 지닌 상징성이 커 건설사라면 반드시 수주를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다”며 “2차 턴키 공사와 일반 공사도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일정이 연기될 수 있고 그 사이 절차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1차 공사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4개사가 총출동했다. 삼성건설은 3개 공구에 PQ서류를 제출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낙동강 2개 공구에 도전장을 냈다. 삼성중공업도 3개 공구에 PQ서류를 냈다.

낙동강 18공구에서는 삼성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나서 집안 경쟁을 벌이게 됐다. 통상 같은 계열사끼리는 가급적 충돌을 피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4개사가 따로 따로 경쟁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서로 손을 잡기도 한다. 삼성에버랜드는 조경공사를 분담 이행하는 방식으로 낙동강 24공구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같은 계열사라고 해도 기술력이 다르고 각자 강한 분야가 따로 있어서 해외 공사도 함께 참여하기보다는 각자 수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4대 강 살리기는 규모가 크고 물량이 많다 보니 최대한 많은 공사를 따기 위해 각자 전략을 세운 결과”라고 말했다.

○ 중견 건설사들은 합종연횡으로 대항

중견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대표사로 나서는 한편 합종연횡을 통해 대형 건설사들에 대항하고 있다. 턴키 공사는 설계와 시공 능력 등의 기술과 함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돼야 수주할 수 있기 때문에 턴키 공사 컨소시엄의 대표사는 시공능력평가액 5위 이내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맡았다. 그러나 이번 4대 강 살리기 사업에서는 롯데, 두산, 한화, 금호, 쌍용, 남양, 신동아, 동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여러 중견 건설사들이 대형사와 맞대결을 선언했다. 특히 두산, 동부, 롯데건설은 3사 합종연횡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두산건설은 낙동강 32공구와 한강 4공구에, 동부건설은 낙동강 20공구와 금강 7공구에 각각 대표건설사로 나섰다. 롯데건설은 낙동강 22공구와 한강 6공구에 컨소시엄 대표사로 서류를 제출했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에는 두산과 동부건설이 참여하고 두산건설 컨소시엄에는 롯데와 동부건설이 참여하는 등 서로를 밀어주는 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건설사는 대형 건설사들이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고 해도 3, 4개 공구에서 동시에 턴키 공사를 수행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며 “1개 공구를 집중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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