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 지켜라” 온라인 금융거래 초비상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이틀째인 8일 청와대와 국방부 등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는 오후 늦게까지도 복구되지 않았다. 인터넷뱅킹과 증권사 홈트레이딩을 합쳐 온라인 거래 규모가 하루 33조 원에 이르는 금융권 역시 초비상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하루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정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해킹 사태를 논의하는 동안 간간이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는 다운됐지만 통신망이 ‘내부망’과 ‘외부망’으로 분리돼 있어 자료 해킹 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트래픽은 평소보다 9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역시 밤늦게까지 접속장애 사태가 이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는 군단별 개별 홈페이지를 포함해 모두 69개인데 모두 접속이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국방부도 업무용 망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때 ‘인포콘(inforcon)’을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격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평시 준비태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홈페이지는 오후 6시경 정상화됐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해킹 공격으로 하루 종일 홈페이지가 접속이 잘 안돼 문의 전화가 많았다”며 “오후에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접속 장애를 반복하다 오후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온라인쇼핑몰인 옥션 사이트는 오후 5시 반경 정상화됐다. 이 회사 홍윤희 차장은 “사이트 접속이 안 돼 콜센터에 문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호기심으로 들어와 보는 사람도 많아 트래픽이 평소보다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농협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홈페이지도 7일 오후부터 인터넷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8일 오후에는 국민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도 접속이 불안정했다. 이준호 NHN 보안정책실장은 “하루 종일 여러 장비를 써서 트래픽을 우회시켰다”며 “사용자 PC의 악성코드를 없애는 게 최선이라 홈페이지에 안전하게 PC를 유지하라는 공지사항을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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