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정예 해커부대 500~600명… 美 CIA 수준”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90년대부터 해커양성 착수
대학졸업생 年 100여명 배출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와 백악관 등 한국과 미국의 주요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북한과 그 추종세력을 지목하면서 북한 ‘사이버 전력’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을 겨냥한 사이버전에 대비해 500∼600명의 최정상급 해킹 요원을 운용 중이며 매년 100여 명의 해킹 전문요원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주요 군부대에 고성능 컴퓨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해커 양성에 착수했다. 인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영재들을 뽑아 중고교에서 컴퓨터 장비와 각종 소프트웨어로 전산교육을 시킨 뒤 우수 졸업생을 평양의 지휘자동화대나 컴퓨터기술대, 김책공대 등에 진학시켜 전문 해커교육을 이수토록 했다.

특히 지휘자동화대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커 양성 기관으로 학생 수는 700여 명, 교직원은 500∼600명에 이른다. 매년 바이러스 전문요원 10여 명과 기술요원 10여 명, 일반 컴퓨터 요원 80여 명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 2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이 사이버전 요원 양성을 위해 이 대학을 창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배출된 해커들은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 장교로 배치되거나 중국 등 해외에 유학생이나 연구원, 노동자 신분으로 나가 대남 및 대미 첩보를 수집하고 한미 주요기관의 전산망을 교란하는 등 해킹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평양 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의 연구를 수행하던 인민무력부 정찰국 121소(부서)를 1998년부터 해킹과 사이버전 전담부대인 ‘기술정찰조’로 확대 개편했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 군사기관의 전산망에 침투해 비밀문서를 해킹하거나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활동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 편을 나눠 각종 컴퓨터 장비와 프로그램으로 실전과 같은 해킹 훈련을 하고 일본과 중국 등으로 건너가 첨단 해킹 기술을 습득하기도 한다. 군 고위관계자는 “기술정찰조는 한국군 장성과 주요 직위자를 대상으로 해킹프로그램이 담긴 e메일을 발송해 컴퓨터에 저장된 군사정보를 빼내는 활동도 한다”고 말했다.

또 총참모부 예하 지휘자동화국은 바이러스 전문요원(해커)과 참모요원들로 구성돼 사이버전 해커 운용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중앙당 산하 조사부와 통일전선부에도 각각 50여 명의 컴퓨터 요원이 배치돼 한국의 자료 등을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다양한 해킹에 필요한 컴퓨터 언어를 완전히 분석할 만큼 기술 수준이 높고, 해킹 능력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준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2006년 공개된 군 당국의 보고서는 북한의 해커부대가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지휘통제소를 마비시키고 미국 본토 전산망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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