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에게 말 걸기 20선]‘고고학에게…’를 마치며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고고학, 대중에게 손 내밀다

지난달 초순 시작한 ‘2009 책 읽는 대한민국’의 네 번째 시리즈 ‘고고학에게 말 걸기 20선’이 8일 끝을 맺었다. ‘고고학에게 말 걸기 20선’은 지난달 9일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을 지낸 조유전 경기문화재연구원장의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황금부엉이)를 소개하면서 시작했다. 20권의 책들은 고고학계와 출판사 관계자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선정했다. 고고학의 이론을 소개하거나 연구기법을 다룬 책 또는 고고학 발굴에 얽힌 모험담과 미스터리를 담은 책, 한국 고고학의 역사와 성과를 다룬 책 등이 독자들과 만났다.

이번 시리즈는 최근 잇따르는 유물과 유적 발굴을 계기 삼아 고고학에 쉽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였다. 정조가 신하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과정에서 드러난 육조거리, 서울 청진동 재개발 현장인 피맛골에서 나온 조선 초기 보물급 순백자 항아리 등 고고학적 이슈들이 화제가 되어 온 최근 상황을 감안했다.

독자들은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고고학의 세계를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e메일을 보낸 한 독자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로만 알고 있었던 고고학이 어떤 학문인지 엿볼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다른 독자는 “폼페이 유적과 피라미드 등 세계의 대표적인 유물과 유적 발굴에 얽힌 미스터리와 고고학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를 쓴 조유전 원장은 “근본적으로 사실상 무(無)에서 시작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 고고학이라는 학문”이라며 “이번 시리즈가 고고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땅과 씨름하는 고고학자와 그들이 발굴해낸 유물과 유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려야 하는 고고학의 대중화는 우리 학계로서도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고고학 이야기’(뿌리와이파리)를 쓴 이선복 서울대 교수(고고미술사)는 “실용서적이 넘치는 세상이지만 인간은 가끔 자기를 되돌아볼 필요를 느끼며 그럴 때 도움이 되는 책이 고고학 이야기일 것”이라며 “고고학 책을 통해 교양인으로서의 소양을 닦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를 만드는 독자가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 자신의 지난 궤적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이 있는 한 고고학은 영원할 것”이라며 “발굴을 통해서도 과거 역사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일이 매력적인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걷기 즐거움’ 20일부터 연재

한편 다음 주제는 ‘걷기의 즐거움 20선’으로 20일부터 독자를 찾아간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어딘가 걷고 싶어지는 여름 휴가철, 걷기의 미학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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