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카미 아쓰토 사장 “한국기업에 투자 관심있다”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일본 사와카미투신의 사와카미 사장은 “한국에도 투자할 만한 알짜 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일본 사와카미투신의 사와카미 사장은 “한국에도 투자할 만한 알짜 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에는 현대 삼성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투자가치가 충분한 알짜 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 우리 역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다.”

‘일본의 워런 버핏’ ‘일본 샐러리맨의 돈을 불려주는 수호신’ 등으로 불리는 사와카미투신의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62) 사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한국 기업에 대한 칭찬을 되풀이했다. 그는 1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번처럼 한국 기업을 치켜세운 것은 처음이다.

일본 투신사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은 그의 핵심 분석 대상일 수밖에 없다. 사와카미 사장은 구체적인 기업 이름을 밝히기를 꺼렸지만 환경, 에너지 등 미래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앞으로 유망한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최근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다소 놀라워했다. 사와카미 사장은 “자신이 사들인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약해지는 시점이 오면 한국도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970년 스위스의 금융회사에서 기업분석 담당자로 일하며 주식과 인연을 맺은 뒤 1999년 일본에서 개인고객 487명과 운용자금 16억3000만 엔으로 사와카미투신을 설립했다. 일본 최초로 증권사나 은행을 거치지 않고 펀드를 직접 팔면서 금융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했다.

동업자들의 질시와 견제 속에서 ‘사와카미 펀드’ 하나만을 고집하며 기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성적표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 6월 말 현재 이 펀드는 고객 12만 명에 운용자산 2200억 엔을 보유한 일본의 대표적인 ‘샐러리맨 펀드’로 성장했다.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누적 수익률은 18% 수준이다. 펀드의 평가 기준이 되는 기준지수(벤치마크)보다 50% 이상 높은 성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보는 사와카미 사장은 최근의 상황이 장기 투자자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에서 ‘탈출전략’을 언급하지만 각국 정부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유동성을 회수하기 힘들다”며 “결국 초인플레이션이 오면 예금이나 채권에 묶여 있던 돈은 가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해 주식시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은 개인 자산 중 예적금이 55%에 달해 투자 기회가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