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녹색산업, 새 패러다임으로 연착륙할까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현 시점에서 녹색성장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글로벌 위기로 세계는 심각한 공급과잉에 빠져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서 과잉 투자가 발생했지만 경기침체로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 따라서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 위해서는 기존 공급과잉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재정적자를 기반으로 추진되는 녹색성장은 공공성이 강하고 후손들에게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글로벌 위기 탈출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거의 모든 국가에서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이유는 기존의 경제성장 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경제성장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의 경우 환경오염과 에너지 부족은 성장을 떠나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이런 이유로 세계는 글로벌 위기 이전부터 녹색성장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해오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이미 10년 전부터 출발했다가 이번 글로벌 위기를 계기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녹색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을 비교해 보자. 1990년대부터 IT산업은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기반이 됐다. IT는 도입 초기에는 단순한 하드웨어로 인식됐다. 지금도 IT산업을 단순히 휴대전화기나 PC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고급자동차에는 수많은 IT 부품이 장착돼 있을 뿐 아니라 설계 및 생산과정에도 많은 관련 기술이 녹아 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웬만한 고급차 가격의 40%를 IT 비용으로 볼 정도다. 녹색성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경제 구조 전체를 바꾸는 과정(Process)으로 판단해야 한다.

녹색성장은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내구성이 뛰어나고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물론 녹색경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최신의 복합 기술과 대규모 설비가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녹색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의 관심과 철학적 기반도 필수적이다.

역사적으로 불황 극복기엔 혁명적인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 증기기관, 철도, 전기, 자동차, IT 등 인류 문명사의 변곡점에는 항상 새로운 기술이 존재했다. 물론 신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버블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도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다. 녹색성장은 인류가 풍요롭게 살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미래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점에서 과거의 혁신적 기술과 차별화된다. 이런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녹색 관련주들을 눈여겨볼 때다.

홍성국 대우증권 홀세일사업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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