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도시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충북 증평-음성 태양광 업체 입주 잇달아
道, 청주~충주 ‘亞솔라밸리’ 조성 본격화

1읍 1면으로 전국에서 가장 작은 행정구역인 충북 증평군. 81km²의 면적에 인구도 3만 명을 조금 웃도는, 서울의 웬만한 동(洞)보다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다. 특산품인 ‘인삼’이 그나마 이 지역을 알리는 정도다. 인근 지자체인 음성군. 1987년 중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기업체 입주가 늘었지만 산업단지보다는 ‘고추’가 더 유명한 전통적인 농업군(郡)으로 익숙해져 있다. 그다지 특색 없는 작은 농촌지역 지자체로 평가받던 증평과 음성이 대표적인 녹색산업인 태양광 산업의 본고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 5대 태양광 관련 기업체가 모두 이곳에 입주해 있으며,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를 토대로 청주∼오창∼증평∼음성∼충주를 벨트화하는 ‘아시아 솔라밸리’ 조성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음성 증평, 태양광 업체 입주 봇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음성공장이 전 세계 태양광발전 사업의 새로운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5월 20일 음성군 소이면 소이공업단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태양광발전 공장 준공식. 당시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고, 그의 약속은 서서히 열매를 맺어 가고 있다. 현재 이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태양전지(태양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 60MW, 태양광 모듈(태양전지를 서로 연결해 하나의 패널로 만든 발전설비)은 80MW. 올해 말에는 태양전지 330MW, 태양광 모듈 200MW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6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또 인근 대소면에서는 경동솔라가 3월부터 연간 60MW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2, 3년 안에 200MW까지 생산능력을 늘려 유럽과 동남아, 호주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증평에도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업체인 신성홀딩스와 한국철강, 에이원테크 등 주요 기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신성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증평산업단지에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 업체는 2012년까지 2340억 원을 투자해 2015년부터는 연간 생산규모를 1GW급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지난해 3월에는 한국철강이 증평산단에 둥지를 틀고 30MW급 태양전지를 생산 중이다. 올 2월 13일에는 에이원테크가 내년 상반기 공장 가동을 목표로 70MW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중공업 음성공장 송석현 솔라에너지부장은 “청주국제공항과 3개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져 태양광 업체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대표 태양광 허브도시로

충북도는 국내를 대표하는 태양광 업체들의 입주를 바탕으로 ‘아시아 솔라밸리’ 조성 사업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음성과 증평 등 태양광 관련 기업체들이 입주한 지역을 중심으로 청주∼오창∼증평∼음성∼충주를 벨트로 묶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태양광 메카로 만든다는 것. 올해부터 2013년까지 1320억 원이 투입되며, 태양광산업 특구 조성, 태양전지종합기술지원센터 건립, 태양광 생산 및 연구 인력 양성, 태양광 전문산업단지 집적화 등을 주 내용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북도 정정순 경제통상국장은 “국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일찌감치 태양광 산업을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며 “머지않아 국내 최고 태양광 산업의 고장에서 아시아 최고의 솔라밸리로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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