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전쟁 준비” 백화점은 체력단련 중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3일 강원도로 야간 행군을 떠난 갤러리아백화점 양욱 대표이사(앞쪽)와 임직원들이 현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갤러리아백화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3일 강원도로 야간 행군을 떠난 갤러리아백화점 양욱 대표이사(앞쪽)와 임직원들이 현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갤러리아백화점
10∼12월 매출 집중 사전 대비
야간 행군하며 정신재무장
고객 응대법-영업 노하우 교육도

갤러리아백화점 양욱 대표이사 등 이 백화점 본사 1급 이상 임직원 64명이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강원도로 야간 산행을 다녀왔다. 오후 9시 인하대 윤호일 박사가 진행하는 ‘극한지에서의 도전정신과 리더십 경험’ 특강을 들은 후 강릉 오대산 휴게소를 출발했다. 칠흑 같은 새벽, 어둠을 헤치고 전후치 정상과 부연동 등을 밤새 걸었다.

그들은 다음 날 오전 5시 희뿌연 동이 틀 때 하조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멀리 바다가 눈에 들어오자 모두가 ‘해냈다’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쥐어짜 모래사장으로 달렸다. 총 8시간에 걸쳐 35km를 걷는, 얼핏 특전사 훈련을 연상시키는 일정이었다. 행군에 참여했던 이종수 기획실장은 “불투명한 하반기 경기 상황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도전 정신 및 극기력 강화를 통해 업무효율을 제고한다는 목표 아래 진행된 이색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체 백화점 업무와 극기 훈련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다소 ‘생뚱’해 보이는 연결고리 속엔 백화점 하반기 매출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가을 정기 세일과 겨울 선물 시즌이 있는 10월부터 12월까지 석 달간 매출이 연간 매출의 3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은 월동(越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여름부터 직원 정신 무장 및 사기 진작 작업에 돌입한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매출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강화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백화점 직원 외 협력업체 직원들에게까지 서비스 교육을 확대하는 것. 그 일환으로 지난달 중순엔 입점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르샵’으로 자체 서비스 아카데미 인원을 파견해 백화점 근무 자세 및 고객 응대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단계적으로 주말이나 세일 기간 등 붐비는 시기에 맞춰 르샵 매장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번 협력 모델을 통해 근무 인력이 자연스레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된 데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르샵뿐 아니라 다른 여성 브랜드로도 이 제도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다음 달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자이언츠 야구 경기를 단체로 관람할 예정이다.

애경 AK플라자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에 걸쳐 대리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칭 스킬 교육’ 시간을 가졌다. 고참 대리급 직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배 사원이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 및 고객 응대법을 전수했다. 이 회사는 여름 시즌을 활용해 ‘독서통신 교육’도 진행 중이다. 모든 직원이 여름 석 달간 심리학 및 대인관계에 대한 책을 매달 한 권씩 골라 읽고 관련된 퀴즈 문제를 풀어야 한다. ‘유통업은 결국 인간관계가 핵심’이라는 점에 착안해 고객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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