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孟母가 되고픈 어머니들 오세요”

  • 입력 2009년 7월 3일 06시 30분


자녀교육 위한 식견 배우는 도원中‘학모교육대학’ 호평

경상大사대부고로 전파

“대구에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최적의 교육 모델입니다. ‘이거다 싶어’ 바로 도입했죠.” 경남 진주시 가좌동에 있는 경상대 사범대부설고 김태진 교감(54)은 2일 “올해 12월에 졸업하는 어머니들은 명실상부한 교육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학교는 올해 4월 30일 초중고교생을 둔 어머니 40명을 뽑아 교내에 ‘제1기 맹모교육대학’의 문을 열었다. ‘맹모(孟母)’는 아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하고 짜던 베를 끊어 공부에 열중하도록 했다는 맹자의 어머니를 가리킨다. ‘학생 어머니들’은 매주 목요일 전용교실에서 12월까지 152시간의 다양한 교육을 받은 뒤 졸업논문을 거쳐 과정을 마칠 예정이다.

맹모교육대학의 학장을 맡은 김 교감은 평소 ‘가정과 학교를 이어주는 프로그램이 없을까’하고 고민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연수에 참가했다가 강사로 나온 대구 도원중 정병표 교장(61)이 소개한 ‘학모교육대학’에 관해 듣고 무릎을 쳤다. 그는 정 교장이 오랫동안 진행해온 학모교육대학 운영 방법을 모두 파악한 뒤 곧바로 개교 준비에 들어갔다. 이름을 맹모교육대학이라고 짓고 2주에 한 번씩 독후감을 쓰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자녀에게 독서 지도를 하려면 어머니들부터 독서와 독후감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5월 14일 도원중 학모교육대학 학생 40명과 정 교장 등을 진주로 초청해 ‘대구 도원중 학모교육대학-경상대 사대부설고 맹모교육대학 자매결연’ 행사를 열었다. 이에 도원중 학모교육대학은 10월 중순에 맹모교육대학 학생들을 대구로 초청해 자녀교육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도원중 학모교육대학에는 현재 어머니 40명이 참여하고 있다. 12월 7일 졸업 때까지 학장인 정 교장이 학습지도를 비롯해 지능과 성적, 친구 사귀기, 적성과 진로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다양한 분야의 외부 강사들이 나서 돕는다. 중 1 아들과 중 3 딸을 둔 학생대표 한인혜 씨(43·대구 달서구 도원동)는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많이 달라서 자녀 교육에도 상당한 식견이 필요하다”며 “엄마들이 대충은 알고 있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적으로 가정교육을 돌아보게 하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8월 정년퇴직을 하는 정 교장은 30대 중반에 경북 영양 수비고에서 교사를 할 때부터 학부모를 위한 교내 교육대학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 경상중과 서재중 등 근무하는 학교마다 학모교육대학을 만들었다. 교육이 반듯해지려면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가 가장 중요하다는 소신에서다. 정 교장은 “학모교육대학이 경남 지역에도 전파돼 기분이 좋다”며 “많은 어머니들이 진정한 교육 전문가로 바뀌어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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