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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짜내기보다 ‘생각의 틀’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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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짜내기보다 ‘생각의 틀’을 바꿔라

입력 2009-07-03 03:00수정 2009-09-2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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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제안하는 불황극복 사례

‘문구회사 바른손’ 틀 깨고 영화-게임 등 영역 확장
샴페인 회사 전략회의서“샴페인 얘기 절대 하지마”

프랑스의 샴페인 제조업체 ‘샹파뉴 드 카스텔란’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세계적으로 샴페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봄에 매출 증대를 위해 3일간 워크숍을 열고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워크숍은 단 한 가지 조건만 달고 진행됐다. “술 샴페인 병 알코올 등 지금까지 회사를 설명하는 단어는 절대 논의하지 않는다.”

주류(酒類) 회사라는 생각의 틀에서 빠져나오자 직원들의 매출 증대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특히 샴페인이 파티에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회사를 ‘파티에 기여하는 회사’로 새로 정의했다. 그러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샴페인 비닐봉지와 파티용 연설법 소책자 등 매출 감소를 타파할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새롭게 정의하는’ 혁신적인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일 ‘새로운 박스 안에서 사고하기’ 보고서를 내고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창의력을 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생각상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생각상자는 기존 사업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의미한다.

BCG는 보고서에서 “무지개는 수천 가지 색깔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람들은 ‘사고의 틀’ 때문에 눈에 보이는 7가지 색깔로만 생각한다”며 “기업 경영도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야 혁신적인 창의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진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이 ‘우리 회사는 ×× 회사’라는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경영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고의 틀’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 기업이 바른손이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해 봤을 연필 공책 등 문구 제조업체인 바른손은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제작사다. 연필과 영화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묶은 끈은 ‘캐릭터’. 2000년대 이후 바른손은 문구 제조에서 벗어나 회사를 ‘캐릭터 기업’으로 새로 정의했다. 이후 영화는 물론이고 엔터테인먼트, 게임 개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해외에서는 컴퓨터 제조사였던 애플이 ‘컴퓨터’라는 주력 제품 대신 ‘전자회로(CPU)와 기억장치(Byte) 회사’로 사고의 틀을 전환해 글로벌 히트 상품인 아이팟(iPod)과 아이폰(iPhone)을 만들었다. 이 밖에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은 ‘검색 엔진’ 이후의 회사 성장 동력으로 ‘지식’을 내세워 지구상 원하는 지점을 볼 수 있는 ‘구글 어스’나 전자책 사이트 ‘구글 라이브러리’ 등을 개발했다. 이병남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대표는 “불황을 극복한다면서도 예전 사고의 틀에 계속 갇혀 있는 기업들을 종종 볼 수 있다”며 “틀 자체만 바꾼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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