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열혈 팬 많은 롯데 KIA전, 경기내내 초비상
더보기

열혈 팬 많은 롯데 KIA전, 경기내내 초비상

입력 2009-07-01 20:34수정 2009-09-22 02:05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지난달 30일 잠실야구장 1층에 마련된 응급센터에서 응급구조사 박영석 씨(왼쪽)와 윤효원 씨가 근무하다 잠시 포즈를 취했다(위 사진). 두산 이원석이 지난달 5일 롯데와의 잠실 경기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충돌해 의식을 잃은 뒤 앰뷸런스에 실려가고 있다. 황인찬 기자

■ 야구장의 종합병원 응급구조사들의 세계

앰뷸런스 2대-구조사 3명
각종 약에 생리대까지 갖춰
부상선수 5분내 병원 이송

"어 공이 오는 것 같다. 어~온다, 온다." "퍼억~" 순식간이었다. "공이 어디 갔지?" 찾는 순간 옆 자리의 회사 동료는 얼굴을 싸매고 있었다. 2회가 시작될 무렵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한 20대 여성이 잠실야구장 1층의 응급센터를 찾았다. 오른쪽 눈 아래는 흠신 두들겨 맞은 권투 선수처럼 벌겋게 부어올라있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은 전치 2주의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응급 구조사는 "그마나 다행이다. 공에 맞아 코뼈가 골절되거나 실명 위기를 맞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 넘어질 때마다 가슴 철렁

올 시즌 프로야구는 유독 선수 부상이 잦다.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에 감독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남몰래 가슴을 졸이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야구장 응급처치와 이송을 맡은 응급 구조사들이다. 지난 달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서울응급환자이송단과 하루를 보냈다. 7년째 잠실구장에서 일하고 있는 박영석 구조사(44)는 "올해처럼 힘들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구장마다 앰뷸런스와 구조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잠실에는 앰뷸런스 2대와 구조사 3명이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대기한다. 6월부터 구장 내로 앰뷸런스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1대가 늘었다. 박 구조사는 "구장 내로 차가 들어오면서 이송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4월 26일 잠실에서 뇌진탕 부상을 당한 한화 김태균 선수가 맘에 걸린다고 했다. "만약 그때 앰뷸런스가 구장으로 들어올수 있었다면 더 빨리 이송할 수 있었을 텐데…"

3루 쪽 방문 팀 벤치의 바로 옆방이 응급센터다. 경기 중 선수가 넘어질 때마다 구조사들은 자리에서 벌떡 벌떡 일어났다. 박 구조사는 "특히 홈 슬라이딩 할 때 가슴이 콩알 만해진다"고 말했다. 부상이 가장 많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가끔 민망한 상황도 있다. 부상 상황이 발생해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는데 선수가 멀쩡한 경우다. 선수는 벌떡 일어날 수 없고, 구조사도 그냥 돌아올 수도 없어 애매하다. "그럴 때는 일단 들것에 싣고 나오죠. 병원도 꼭 갑니다. 혹 모르니까요(웃음)"

●맨손으로 공 잡지 마세요

관중들도 수난 시대다. 올해 잠실의 관중 부상은 20% 정도 늘었다. 하루 평균 3~4명의 관중이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공에 맞거나 일사병으로 구장 내 응급센터를 찾는다. 특히 롯데, KIA, 삼성의 경기는 초긴장 사태다. "워낙 관중들이 많을뿐더러 응원도 열정적으로 해서 사고가 끊이질 않아요."

공을 맨손으로 잡으려다 손가락 골절상을 입거나, 손바닥이 찢어지는 사고가 빈번하다. 박 구조사는 "강력한 회전이 걸린 공은 선수들도 맨손으로 잡지 않는다. 글러브를 챙겨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타구로 인한 부상은 홈 구단이 대개 100% 치료비를 대준다. 가끔 황당한 사고도 있다. 지난 달 두산 손시헌이 경기 후 던진 사인 볼이 여성 관중의 얼굴에 맞아 코뼈가 골절된 것. 손시헌은 사과 전화를 걸고 병원에 화분까지 보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국내 야구장 안에는 약국이 없다. 때문에 응급센터에는 소화제, 두통약 등 30여 가지 약이 비치돼 있다. 심지어 생리대까지 있다. 윤효원 구조사(27)는 "구단의 별도 지원 없이 사비로 약값을 대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돌아갈 때는 조금 섭섭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