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光州시장 ‘신정아 감독 선정’ 개입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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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사진) 광주시장이 신정아 씨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정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30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광주비엔날레 제98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광주비엔날레재단 명예이사장인 박 시장은 당시 이사장인 한갑수 씨와 협의해 신 씨를 감독으로 내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예이사장과 협의=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신 씨를 감독으로 인준하는 이사회에서 당시 이사장인 한 씨는 “선정소위원회에서 ‘이사장이 명예이사장과 협의하고, 또 선정소위에 관련된 분들과 의견을 나눠 최종 선정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선정소위의 이종상 위원장도 선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저희(추천위원)는 이사장하고 명예이사장님이 선정하는 데 애를 써 주시면 좋겠다는 뜻에서 위임을 확실히 해 드렸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문제가 산고 끝에 옥동자를 낳을 것 같다”며 “특히 이사장님이 관심 갖고 총감독 선정에 많은 고심을 하신 줄 안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이사회 임원들 불만 표시=지난달 4일 회의에 참석한 이사회 임원들은 신 씨의 감독 선임안을 회의장에 도착해서야 알고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김모 감사는 “(감독 선정) 소위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대체 내가 무엇 때문에 감사로 앉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처음 공동감독으로 추천된 김승덕 박만우 씨 중 김 씨가 고사했다고 제3자인 신 씨로 결정하면, 박 씨 쪽에서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모 이사도 “오늘 (감독 내정자) 두 분을 추인하는 자리냐”고 물은 뒤 “신 씨 나이가 34세인데 총감독은 경험과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최 이사는 또 “며칠 전에 신분을 밝히지 않는 몇 사람에게 이 사안을 묻는 전화를 받았는데 아는 바가 없어 얼버무렸다”며 “하루 이틀 전에라도 자료가 와서 (오늘 회의가) 검증할 수 있는 자리가 됐더라면 저희들도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신 씨가 감독에 선임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그런 곡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감독 선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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