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50>人人親其親, 長其長, 而天下平

  • 입력 2007년 8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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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혼란스러우면 혼란을 바로잡기 위한 수많은 방안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은 언제나 이런 방안을 제시한다. 때로는 국방으로, 때로는 경제로, 때로는 외교로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맹자는 이런 경우에 집권자가 仁政(인정)과 德政(덕정)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仁政은 인자한 정치이고, 德政은 덕이 있는 정치이다.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仁政이나 德政은 곧 인간을 사랑한다는 전제 하의 합리적 사고, 객관적인 사고라는 말과 거의 일치한다. 집권자가 합리적 사고와 객관적 사고를 중시하면 정치는 그런 방향으로 흐른다.

그러나 맹자는 천하태평의 모든 책임을 집권자에게만 묻지 않는다. 맹자는 천하태평의 방법으로 人人親其親, 長其長, 而天下平(인인친기친, 장기장, 이천하평)이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人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人人이 되면 모든 사람이라는 뜻을 갖는다. 親은 부모라는 뜻인데 부모로 대접하다, 부모로 여기다라는 뜻도 갖는다.

長은 윗사람,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윗사람을 윗사람으로 대접하다라는 뜻이 생겼다. 이를 정리하면 人人親其親, 長其長, 而天下平은 사람마다 부모를 부모로 대접하고, 나이든 사람을 나이든 사람으로 대접하면 천하는 평화로워진다는 말이 된다.

맹자는 이것이 천하태평의 시작이며, 천하태평의 끝이라고 주장한다. 너무나 쉬운지 모르지만 인간 사회의 가장 기본적 질서이다. 오늘날 이런 정신이 흔히 무시되는 이유는 오직 이익과 효율을 최대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리는 이익과 효율보다는 사람다운 세상, 마음이 편안한 세상이 더욱 가치 있는 세상임을 인정할 것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 한자이야기는 9월 3일자부터 오수형(중어중문학과) 서울대 교수가 집필합니다. 그동안 좋은 원고를 써주신 허성도 서울대 교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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