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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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다음 그림을 보며 수희가 할 수 있는 적절한 거절 방법에 대해 논해 보세요.

■ 논제 분석

누구나 자유를 사랑한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자기 하고픈 대로 하다 보면 서로에게 불편을 주게 된다. 제시된 상황에서 지혜는 자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지만, 그 결과 수희는 자유를 빼앗겨서 불편을 겪는다.

그래서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예의를 갖추고, 질서를 지킬 필요가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나의 자유만큼 남의 자유가 소중하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언제나 즐겁고 훈훈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제시된 상황에서처럼 자신이 남에게 불편을 주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거나,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말해 줘야 할까?

“왜 너는 항상 네 맘대로 하는 건데? 내가 네 부하니?”

이렇게 말하기란 쉽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은 상대방은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다. 만약 ‘항상 자기 마음대로’ 했던 이유가 성격이 나쁘거나 무신경해서가 아니라, 나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이 좋아하는 걸 나도 당연히 좋아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라면, 아주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두 사람은 전처럼 친하게 지내기 힘들지도 모른다. 제시된 상황에서 수희가 염려하고 있는 것도 그런 점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한쪽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친구 관계라면 무언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서먹해질 각오를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니까, 싫은 것은 싫다고 똑 부러지게 거절할 수도 있다.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난 사실 그러기 싫거든? 네가 내 친구라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아니면 거절하기는 하되, 자신에게 더 좋은 생각이 있다는 식으로 돌려서 말할 수도 있다.

“그래, 그러면 참 좋겠다. 하지만 말이야, 이건 어떨까?”

자신이 이번에는 양보하지만, 언제나 그러지는 않겠으며 상대방도 때로는 양보해 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가능하다.

“그러면 이번에는 네 말대로 할게. 하지만 다음에는 내가 하자는 대로 하기야. 알았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거절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어느 방법이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상황에 따라 좋은 방법, 좋지 않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겪어 본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거절이 필요한 이유’와 ‘가장 좋은 거절 방법’에 대해 써 보는 것이 이번 논제였다.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 학년연계 단원
말하기·듣기·쓰기5 넷째 마당 말과 실천

■ 학생글
문세미·서울대 사범대 부설초등학교 4학년

수희의 고민처럼 요즈음 학교생활에는 친구 사이에 거절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친구 사이에도 우정을 지켜 나갈 수 있고, 거절도 할 수 있는 적절한 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거절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친구 사이의 예의를 지키지 않고 거절하는 말을 한다면, 상대방은 기분 나빠할 것이고, 친구 사이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해서 예의를 지켜 말한다면 상대방도 거절을 들어 주고 기분도 좋을뿐더러, 나도 상대방이 내 기분을 이해해 주고 거절을 들어 주어서 친구 사이가 더욱 좋아진다.

또, 어떻게 하자고 지혜(상대방)에게 제안하는 것도 거절하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서 "지혜야,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을 해 줘, 다음엔 네가 원하는 걸 해 줄게”라고 한다면 공평한 방법을 지혜에게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거절도 할 수 있고 지혜가 기분 나빠할 일도 없어서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한다.

수희가 지혜에게 제안을 하고, 친구 사이의 예의를 지켜서 지혜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거절을 잘 했으면 좋겠다.

방명혁·서울 행당초등학교 5학년

수희의 고민은 친구인 지혜가 ‘자기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해서’이다.

진정한 친구란 친구의 뜻도 이해하며 친구의 의견을 따라 줄 수 있는 친구다. 그런데 여기서 지혜의 행동은 분명히 뭐가 잘못되었다. 이 문제의 원인은 지혜가 친구인 수희를 배려하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수희가 먼저 지혜를 의견을 이해해 주는 것이다. 먼저 수희가 지혜의 의견을 잘 따라 주고 이해하여 준다. 그 뒤 다음 번에는 자신의 의견도 말한다.

그러면서 “내가 지난번에는 너의 의견을 이해하고 따라줬어. 그러면 이번에는 나의 의견을 따라주는 것이 어때?” 하며 말하는 것이다. 무조건 거절하는 방법보다는 이 방법이 좀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만약 수희와 같은 아이들이 있다면 좋은 친구 관계로 개선하기 바란다.

■ 총평
‘~했으면 좋겠다’ ‘~바란다’… 주장글의 결말로 부적절

문세미 학생의 글은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지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쓴 좋은 글입니다. 거절할 때 중요한 점과 거절 방법을 따로 제시해서 더욱 짜임새 있는 글이 됐습니다.

거절할 때는 예의를 지켜 말해야만 친구 사이가 나빠지지 않는다고 한 것은 좋은 지적입니다. 그러나 ‘예의를 지키자’고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어떤 말이 예의를 지키는 것인지 제시하지 않아서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무조건 싫다고 말하기보다는 “이런 이유 때문에 들어 줄 수 없어”라고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예의를 지키는 행동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어떨까요? ‘서로의 제안을 한 번씩 들어 주자’는 제안을 해서 공평하게 거절하자고 말한 부분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주장글은 어떤 안건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제시하는 글입니다. 그러므로 본론을 요약하며 결론을 내는 게 보통입니다. 따라서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거절해야 한다’ 정도로 결론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 잘 했으면 좋겠다’와 같이 자신 없는 표현을 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방명혁 학생은 ‘진정한 친구란 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인데, 수희가 지혜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희가 선택할 수 있는 거절 방법을 제시하기에 앞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이야기한 부분에서 깊이 있는 사고력이 엿보였습니다.

친구의 의견을 먼저 따르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말해야 한다는 거절 방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지혜의 ‘제멋대로인 행동’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수희가 자기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왔다는 점도 짚어 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기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강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선하기 바란다’는 결말을 ‘만약 수희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는 것이 더 좋은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정도로 바꿔 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편지글이 아니라 주장글이므로 자신의 주장을 좀 더 객관적인 어투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언정 한우리 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다음 그림을 보며 드라마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하세요. (600자 내외)

※ 아래에 있는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잘된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초등논술→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Primary/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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