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먹고 몸집 불린 참여정부… 씀씀이 어떻기에

  • 입력 2007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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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나라살림 성적을 보여주는 관리대상수지가 올해 13조6000억 원의 적자로 8년 만에 적자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사실상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5년 동안의 관리대상수지 적자 규모는 총 35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각종 국책사업 남발과 공공부문 비대화로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이 늘어나는데도 재정 건전성이 계속 나빠지면서 앞으로 국민경제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상반기(1∼6월) 관리대상수지가 22조571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김형수 재경부 재정기획과장은 “올해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이 다른 해에 비해 큰 폭으로 이뤄져 정부 지출이 늘면서 관리대상수지 적자폭이 컸다”며 “하반기에는 상황이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관리대상수지 적자폭이 13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2004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올해 예상 적자폭은 20조4000억 원의 적자를 보인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현 정부 출범 후 관리대상수지는 첫 해인 2003년에 1조 원의 흑자를 냈을 뿐 △2004년 4조 원 적자 △2005년 8조1000억 원 적자 △지난해 10조8000억 원 적자 등으로 갈수록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세금 수입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중앙정부가 거둬들인 국세는 138조443억 원으로 2005년의 127조4657억 원보다 8.3% 늘었다. 종합부동산세는 전년의 3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소득세도 26% 늘었다.

세입예산안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중앙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147조3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6.7% 증가한다.

국가 채무도 급증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전해인 2002년 말 133조6000억 원이던 국가 채무는 해마다 늘면서 작년 말 현재 2배가 넘는 282조8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도 같은 기간 19.5%에서 33.4%로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도 공무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정부는 9월 중 국무회의를 열어 내년 2월까지 정보통신부, 경찰청, 해양수산부 등 19개 부처 공무원을 1000명 정도 늘리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올해 들어 이미 증원한 공무원 1만3522명을 합하면 올 한 해 늘어나는 공무원은 1만4500여 명이 된다. 또 현 정부 임기 5년간 늘어난 공무원은 2만8000여 명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2005년 철도청의 공사화로 공무원에서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뀐 2만9756명을 감안하면 현 정부에서 실제로 늘어난 공무원은 5만8000명이 넘는 셈이다.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에 대한 감세(減稅)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세제 개편안과 내년부터 새로 시행되는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 정책들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에도 나라살림 ‘적자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간 전문가들은 “현 정부에서 각종 국책사업 남발과 공공부문 비대화 등으로 재정 건전성이 지나치게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 씀씀이를 줄이고 정부 규모를 줄이는 등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6월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이 중기적으로 균형예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출 제한과 세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정부 지출이 세입 증가율을 넘어서 관리대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선진국의 과거 사례를 감안해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관리대상수지::

한 나라의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국세 등 정부 수입에서 각 부처 사업 등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다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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