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엑소더스 끝났나…탈방송사 PD들 고전에 ‘묻지마 이직’ 주춤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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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 남을까 말까?”

요즘 드라마 PD들의 고민이다. 지난해 정점으로 치닫던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PD들의 탈방송사 러시가 최근 주춤해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두 편을 성공한 드라마 PD들은 예외 없이 방송사를 떠나 외주 제작사에 둥지를 틀었다.

KBS의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형민 PD, ‘쾌걸춘향’ 전기상 PD, ‘오필승 봉순영’ 지영수 PD, ‘부활’ 박찬홍 PD, ‘해신’ 강일수 PD, MBC의 ‘다모’ 이제규 PD, ‘내 이름은 김삼순’ 김윤철 PD, SBS의 ‘봄날’ 김종혁 PD 등 간판급 PD들이 이직한 케이스.

이유는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제작 환경과 연출료로 최소 10억 원(회당 연출료 2000만 원×50회)의 목돈을 쥘 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 때문. 그러나 ‘묻지 마 이직’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것이 방송가의 전망이다.

우선 방송사를 나간 PD들의 성적표가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해 말과 올해 지상파 방송사를 떠난 PD들이 제작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5∼10%를 면치 못했다. KBS ‘눈의 여왕’(이형민) 8.2%, MBC ‘90일 사랑할 시간’(오종록) 5.1% 등이었다.

이와 달리 방송사 내 30대 중반 PD들은 약진하고 있다. SBS ‘쩐의 전쟁’ 장태유 PD,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이윤정 PD 등은 20∼3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PD 몸값이 급등해 제작사들이 스카우트를 꺼리는 이유도 있다. 방송사가 지급하는 돈은 회당 1억 원 미만인데 스타 2, 3명의 출연료와 연출료만 해도 이에 육박하기 때문. 최근 대박을 터뜨린 한 PD는 드라마가 끝난 뒤 스카우트 제의를 한 건도 받지 못했다.

SBS 구본근 드라마국장은 “외부 PD들에게 한두 번 기회를 줄 수 있지만 실패하면 그걸로 끝”이라며 “드라마 성공 요소로 PD의 연출력보다 작가나 기획이 더 중요시되는 것도 PD 이직에 제동을 거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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