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들 阿 봉사활동 ‘염불보다 잿밥’?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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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위)과 가수 마돈나(가운데), 배우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아프리카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일부에서는 좋은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보여 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위)과 가수 마돈나(가운데), 배우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아프리카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일부에서는 좋은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보여 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인사가 늘고 있지만 ‘보여 주기 식’ 이벤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2일 보도했다.

올해 아프리카를 방문한 세계적인 스타는 앤젤리나 졸리, 마돈나, 오프라 윈프리 등이다. 이들은 빈민촌을 찾아다니며 기아와 전쟁으로 황폐화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1주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을 돌며 아프리카를 찾은 ‘스타 파워’ 행렬에 합류했다. 국내에서도 가수 이효리가 에티오피아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사진이 소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스타들의 봉사활동이 실제로 아프리카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진정성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회의론자들은 최근 유명 인사들 사이에서 아프리카의 빈민촌을 찾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아기들을 돌보는 것이 유행이 되어 버렸다고 진단한다. 대중을 의식하고 경력을 포장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스타들의 이미지를 위한 필수품인 ‘비주얼 액세서리’가 됐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미국 소설가 우조딘마 이웨알라 씨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런 활동을 ‘서구사회의 새로운 이미지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들이 피폐한 모습의 아프리카인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섹시한 매력과 정치적 역동성을 겸비한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한다는 것.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또 봉사활동을 하기엔 너무 짧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 일정과 내용을 소개했다.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생일잔치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하거나 유명 인사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는 설명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문한 말라위의 한 마을에선 환영 인파로 나온 원주민 여성이 일정 지연으로 7시간 동안 그를 기다리다 졸도한 일도 있었다.

그는 뒤늦게 도착한 뒤 농부와 몇 마디를 나눴고 공사장 인부들과 손바닥을 마주친 뒤 짧은 기자회견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 헬기가 도착하고 떠날 때 온 마을이 모래바람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스타 파워’가 진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돈을 모으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일하는 리오넬로 보스카디 씨는 “유명 인사들이 스스로 돈도 많이 내지만 그들과 함께 일하면 더 많은 지원금이 생긴다”고 말했다.

만델라 대통령의 부인이자 인권운동가인 그라사 마셸 여사는 “모든 스타가 아프리카의 현실과 문제를 제대로 인식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사람들은 여성 지도자나 내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스포츠 스타나 영화 제작자의 호소는 잘 들어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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