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개월짜리’ DJ-노무현 大野合 신당

  • 입력 2007년 8월 19일 2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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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오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合黨) 신고를 한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그제 당 해체 전당대회에서 “오늘은 참으로 슬픈 날”이라고 했다. 신기남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당명을 지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눈물을 비쳤다고 한다. 감동할 사람이 없을 ‘악어의 눈물’이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두려워 주소와 옥호(屋號)를 바꿔 ‘제3지대’로 도망치는 사람들이 새삼 옛집을 돌아보며 눈물을 뿌리고 있으니 사기극이 따로 없다.

이해찬 씨는 총리 시절 “나라가 반석 위에 있다”며 비판언론을 매도했다. 나라를 반석 위에 올린 ‘100년 정당’을 왜 3년 10개월 만에 허겁지겁 위장 폐업하는가. 결국 나라가 반석 위에 있다는 말은 뻔뻔한 대국민 선전이었고, 열린우리당을 위장 폐업하며 눈물을 내비친 것은 속 보이는 연기(演技) 아닌가.

더구나 마술 쇼 하듯이 흩어졌다 모였다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한 끝에 ‘민주신당’으로 새 옥호를 내거는 행태는 정당대의제를 5년, 10년 후퇴시키는 정치쿠데타로 규탄받을 일이다. 선거는 심판이고 선택이다. 대선은 집권 5년의 공과(功過)를 심판하고, 그 심판을 바탕으로 다음 5년의 담당세력과 인물을 선택하는 장(場)이다.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권리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이 뻔히 보는 앞에서 유권자의 소중한 심판권을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혁과 정의(正義)를 독점한 듯이 행세해 오던 사람들이 이런 짓을 버젓이 하고 있다.

‘반(反)한나라당 연합전선 구축’이라는, 특정 정당 반대만을 위해 창당하는 정당은 지구상에 유일할 것이다. 그나마도 4년 반 전에 퇴임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누가 봐도 지역주의 부활 책동이다. 평생 ‘반(反)지역주의’를 위해 투쟁했다는 노무현 대통령도 슬그머니 DJ와 타협했다. 노무현식 기회주의다.

민주신당은 바로 이런 대야합(大野合)의 산물이다. 그것도 선거가 끝나면 다시 무너질 ‘4개월짜리 신당’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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