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검은 목요일’ 쇼크]‘경고 시스템’ 없어 더 휘청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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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장밋빛 전망 일색 위험 키워… 세계평균 넘는 대폭락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와 한국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맞물려 빚어진 글로벌 유동성 쇼크는 주요국 증시 위축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특히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상승했던 한국 증시는 최근의 글로벌 유동성 쇼크에 유달리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구조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 글로벌 유동성 쇼크, 세계 강타

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풍부해진 유동성은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을 높였고, 이는 세계 경제 호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이 큰 손실을 입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산이 몰리고 있다. 저금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해외의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킨 요인이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본격적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이 말라가는 단계는 아니지만 심리적 불안이 증폭되면 실물경기까지 악화될 수 있어 유동성 쇼크가 발생할 개연성은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동성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일부 신흥개발국에서는 금융 위기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취약성 노출한 한국 증시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일종의 ‘패닉’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7% 가까이 빠져 1∼2% 하락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비해 더 크게 휘청거렸다. 전날 한국 증시가 광복절로 휴장(休場)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락폭이 너무 컸다. 그동안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대규모 매입에 나서며 증시를 떠받쳤던 개인투자자들마저 ‘팔자’로 돌아서 하락폭은 더 커졌다.

이와 관련해 장밋빛으로 가득 찬 애널리스트들의 증시 전망이 ‘경고 시스템 부재(不在)’를 낳아 증시의 변동성과 위험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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