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차안 안전벨트 없어… 뒤집히자마자 추락

  • 입력 2007년 8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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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13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이동식 놀이공원인 월드카니발 행사장에서 놀이기구인 관람차가 고장을 일으켜 관람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소방대원들이 멈춘 관람차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항만소방서
“조마조마”
13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이동식 놀이공원인 월드카니발 행사장에서 놀이기구인 관람차가 고장을 일으켜 관람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소방대원들이 멈춘 관람차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항만소방서
■ 부산 놀이공원 참변

13일 오후 일가족 5명의 생명을 빼앗은 월드카니발 행사장의 추락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예견된 인재였다.

지난달 23일 개장된 이 행사장에는 12인용 관람차가 회전하면서 튀어 오르는 ‘레츠 댄스’, 롤러코스터가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와일드 마우스’, 사람을 태운 바람개비가 360도 회전하는 ‘톱 부즈’ 등 보기에도 아찔한 시설물이 상당수 설치돼 있다.

영국의 월드 카니발사가 주관하는 이 행사장은 대관람차를 비롯해 30여 종의 놀이기구, 30여 가지의 다양한 게임을 설치한 이동식 테마파크다. 최근 홍콩에서 행사를 마치고 지난달 23일 이곳에 개장해 이달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아이이엠지 측은 “전체 놀이시설은 세계테마파크협회(IAAPA)의 인증을 얻은 안전한 시설”이라며 “기구 조립과 조작은 22개국에서 파견 온 외국인 스태프가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동식인 이곳의 시설은 설치허가 당시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KAAPA)의 안전점검만 받았을 뿐 개장 이후 22일간 운영과정에서 관리감독이나 안전점검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이날 사고가 난 뒤 운행과정에서 안전점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도 최대 66m 높이로 42개의 관람차가 돌아가는 놀이 기구에서 2번 관람차가 내려오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뒤집어지면서 일어났다.

정상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나 5명의 일가족이 안전벨트도 없이 문이 열린 25∼30m 높이 관람차에서 추락해 모두 숨지고 말았다. 관람차에서 이들의 생명을 지켜줄 안전장치라곤 하나도 없었다.

이날 사고 관람차에 함께 타고 있다가 손녀 지민(8) 양을 안은 채 철제 난간을 잡고 버틴 전운성(70·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씨는 “관람차에 거꾸로 15분 이상 매달려서 살려 달라고 외쳤다”면서 “내 가족을 살려내라”고 대성통곡했다.

사고 순간 이곳에는 평소보다 빠른 초속 6m의 바람이 불어 관람차가 바람에 날리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관람차를 직각으로 지지해 주는 와이어로프가 낡아 끊어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는 “사고가 난 원인을 모르겠다”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관람객에 대한 안전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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