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고, 해운대 센텀시티 이전’ 막판 진통

  • 입력 2007년 8월 13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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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부산 동구 초량동)의 해운대 센텀시티 이전 문제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동구 발전에 역행하는 데다 100년 가까이 지역 주민과 함께한 부산고를 보내 줄 수 없다는 구청과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쳤기 때문.

◇‘센텀행’ 원하는 부산고=부산고는 한때 신입생이 600명을 넘었으나 도심 공동화로 지난해엔 입학생이 294명에 그치는 등 학생이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고는 총동창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4월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고(가칭) 용지로 옮기는 내용의 학교 이전서를 부산시교육청에 제출했다.

부산고는 △신입생 감소 현상 극복 △전용 야구장 설치 △동문들의 요구 반영 △학교 시설 관리비 절감 △노후 학습기자재 교체 등을 이전의 이유로 들고 있다.

시교육청도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으로 학생이 증가하는 센텀시티의 학생 수용을 위해 내년 3월 부산고 이전 계획을 사실상 확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공사 진행률이 50%나 되고 부산고 이외에 센텀시티로 이전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며 “내년 개교를 위해 시의회 조례 상정과 예산 반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까지는 이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떠나지 말라’는 동구=동구청과 지역 주민들은 부산고 이전의 명분이 설득력이 없다며 이전반대투쟁위원회를 꾸렸다.

투쟁위는 “학생 감소 극복이라는 부산고의 주장과 달리 북항 일대 재개발이 이뤄지면 동구의 인구가 현재 10만여 명에서 2015년 15만5000명, 2020년 18만 명으로 늘어나 도심 공동화 현상이 극복될 것이라는 용역 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투쟁위는 또 “2003년 200억 원을 들여 교사를 신축한 뒤 4년도 안 돼 이전하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 YMCA는 8일 공청회 형태의 시민법정을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투쟁위 측이 불참해 시민법정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1913년 부산공립중학교로 출발한 부산고는 100년 가까이 동구민과 함께한 동구의 자랑”이라며 “명분이 없고 근시안적인 학교 이전은 동구 발전에도 역행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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