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사태 장기화, 인질 안전엔 도움"

  • 입력 2007년 8월 9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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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3주째를 넘어선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질들의 안전 문제가 또다시 관심이 되고 있다.

일단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인질의 생존율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단체들에 의해 납치된 인질들이 살해되는 시점은 보통 사태 발생 직후에 몰려 있고 사태가 발생한지 상당 기간이 지난 다음에 인질이 살해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11월에 탈레반에 납치된 인도인은 3일 만에 살해됐다. 이듬해 4월 납치된 또 다른 인도인도 하루 만에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태의 희생자인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도 사태발생 후 초기단계에 변을 당했다.

반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인질들은 대부분 목숨을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3월 탈레반에 납치된 터키인은 113일 동안이나 억류됐지만 무사히 석방됐고 지난 4월 납치된 프랑스인은 39일간 인질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례 살해위협을 받았지만 결국 생환했다.

이에 대해 테러협상 전문가인 경찰대 이종화 교수는 "장기적으로 가면 인질 생존율이 상당히 높아진다"며 "납치범과 인질 이에 심리적인 동화현상이 생기고 상해를 가할 마음이 생기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경우 탈레반이 인질 석방 조건으로 내건 동료 탈레반 재소자 석방은 아프간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사태 발생 2주를 넘어서면서 인질들의 안전엔 이상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다 탈레반으로서도 사태발생 초기 인질 2명을 살해하면서 정치선전과 세력과시라는 정치적인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계산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탈레반은 또다시 인질을 살해할 경우 아프간과 다국적군에 의한 군사작전이 단행될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슬람 극단주의를 기반으로 한 테러단체 탈레반은 언제든지 상식을 벗어나는 행위를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국 정부의 꾸준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 이슬람 사회와 아프간 현지에서 석방 촉구 여론을 확산시키는 한편 창의적인 외교활동을 통해 탈레반과 접점을 찾아야 남은 인질의 무사귀환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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