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막후 역할’?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코멘트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관련해 이해찬(사진) 전 국무총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잇달아 남북 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했다. 7월 절에서 스님들과 한담(閑談)하다가 “올해 중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6월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서는 “남북 정상회담 의제를 준비해서 추진하시는 게 좋겠다”고 해 승낙을 얻어냈다.

3월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했던 그는 “북측 실세를 만나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전환했으니 핵 폐기와 북-미 수교를 이룰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더니 그쪽에서도 ‘충분히 이해한다’ ‘안심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이 전 총리의 행보에 대해 정상회담 추진과는 관계없는 ‘개인 차원의 방북’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이후 미국을 방문해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에게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협조 의사를 얻었다”고 말했다.

친노(親盧·친노무현) 계열 이화영 의원은 8일 “‘2·13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청와대에서 국가정보원 공식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3월 방북한 이 전 총리가 사실상의 특사 노릇을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친노 정권 재창출’에 이용하기 위해 이 전 총리가 올해 초부터 노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 추진 작업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