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억류 추정지역 중무장 경찰도 접근꺼려"

  • 입력 2007년 8월 7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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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新) 아프가니스탄' 재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수도 카불과 남부 칸다하르를 잇는 고속도로.

그러나 지난달 19일 이 도로가 뻗어있는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계기로 돌아본 현지 사정은 이같은 재건의 청사진과는 달리 사실상 탈레반 반군 세력의 지배 하에 놓인 상황이라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BBC뉴스 취재진이 중무장한 아프간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돌아본 현지 고속도로 상황은 중무장한 경찰조차 도로에서 수백m 이상 벗어나길 꺼리는 접근기피 지역이 돼있었다.

이들이 돌아본 수도 카불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카라바그 지역 도로상의 납치지점은 도로 양 옆으로 세워진 경계벽 곳곳에 무장한 경비병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동행한 현지 경찰 관계자가 인질 억류 추정지라며 가리킨 산봉우리는 모랫바람과 먼 거리로 인해 흐릿하게 보였다.

취재진도 경찰 관계자의 호위 속에 도로를 벗어났으나 안전 때문에 수백 m를 벗어나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경찰은 개인화기와 로켓 유탄발사기 등으로 중무장했으며 언제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나 연합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혹시나 있을 탈레반의 공격과 그들이 도로 주변에 남겨놓았을 지 모르는 폭탄으로 인한 피해를 두려워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와 그 주변 지역이 봉쇄됐으며 한국인 인질을 억류 중인 탈레반 반군이 도망갈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탈레반 세력이 도로와 많은 마을들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일부 마을들은 낮에도 탈레반의 영향력 하에 놓인 실정이다.

또한 이 지역은 15개 이상의 마을이 산개한 광활한 지역으로, 요새로 활용될 수 있는 흙더미 형태인 파슈툰 족의 전통가옥이 3000개 이상 존재한다.

아프간 정부군 측이 이 가운데 세 개 마을을 세심히 수색했으나 탈레반이나 인질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BBC뉴스는 탈레반 내부에서 인질 석방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아프간 정부 외에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인질 석방 협상을 모색하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어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아프간 정부측이 인질 구출 작전에 나설 수 있으나 광대한 지역에서 대부분 여성인 21명의 인질을 구출해야 하는 작전은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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