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증시 먹구름 언제 걷힐까

  • 입력 200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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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에서 촉발된 신용 위기가 한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발(發) 위기로 최근 수차례 급락했던 한국 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2% 이상 하락한 데 영향을 받아 6일 또다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3일보다 21.75포인트(1.16%) 하락한 1,855.05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위기 상당기간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상당 기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제기됐다가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던 올 3월과 달리 최근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 홈 모기지가 자산 청산 가능성을 언급했고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신용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 등이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더욱이 모기지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국내외 금융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원은 “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연결된 부분이 많아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925원 선이 뚫리면 930원까지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적 상승 추세엔 큰 지장 없어”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을 전망하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외에 국내 유동성과 중국 경제의 추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중국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데다 러시아 인도 등 신흥 시장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제가 미국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이 주식 투자 비중을 내년에 23.8%로 확대하기로 하고 우정사업본부도 2010년까지 운용 자산의 최대 30%를 주식에 투자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다는 점도 증시 상승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심재엽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와 외국인의 매도세 지속 등으로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겠지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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