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라인게임에도 ‘反부패 바람’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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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부패 관리를 처형하는 온라인 게임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청렴전사(淸廉戰士)’라는 제목의 이 게임(사진)은 각종 무기와 무술, 가혹한 형벌을 사용해 탐관오리를 처단하는 내용의 프로그램. 게임 속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반(反)부패대학’에 입학해 중국 고대의 부패 사례 강의를 들어야 한다. 부패와 악을 모두 척결하면 최고 단계인 ‘청렴선경(淸廉仙境)’에 이를 수 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은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의 말단 행정구역 공무원 화퉁(華동) 씨. 그는 청소년들에게 반부패의식을 심어 주기 위해 2년에 걸친 연구 끝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엔 진(秦)나라의 조고(趙高)와 당(唐)나라의 이임보(李林甫) 등 60여 명의 탐관오리가 나오며 이들을 응징하는 청백리로는 포청천(包靑天)으로 널리 알려진 송(宋)대의 포증(包拯)과 명(明)대의 관리 해서(海瑞) 등이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25일 닝보 시 염정(廉政·깨끗한 정치)문화연구회가 운영하는 ‘중국염정문화 온라인 게임망’(www.cnlzyx.cn)에 오르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3일 만에 10만여 명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

누리꾼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서버가 다운되자 운영자 측은 28일부터 운용을 중단한 채 업데이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 씨는 “500∼600명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인데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줄 몰랐다”며 업데이트 작업이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범죄와 상관없는 자녀와 정부(情婦)까지 죽이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은 전근대적이라는 비판이다. 정부의 비키니 복장이 눈에 거슬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화 씨는 “새 프로그램에서는 부패 관리만 처형하고 정부의 비키니 차림도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화통신은 3일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뇌물 수수 사실을 기한 내에 신고하면 관대하게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라 최근 한 달(5월 30일∼6월 30일) 동안 1790명의 부패 관리들이 총액 7789만 위안(약 96억 원)의 뇌물을 자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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