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군기반장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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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9단은 90년대 말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그는 당시 이창호 9단에겐 번번이 패했지만 잘나간다는 신예 기사들을 만나면 특유의 공격력과 흔들기로 따끔한 맛을 보여줬다. 신예들은 대진표에서 그를 만나는 걸 가장 꺼렸다.

하지만 그가 군기반장에서 전역한 지 오래다. 지옥 같은 입단 관문을 거친 요즘 신예들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조 9단이 공격을 퍼부어도 외려 맞받아친다. 한바탕 겨룬 뒤 링 안에 길게 드러누운 기사가 조 9단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기훈 초단도 겁 없는 신예. 지난해 입단한 그는 최근 초단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 중 한 명이다. 과거의 군기반장도 초단들을 만나면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은커녕 갑갑한 심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세월의 흐름은 무섭다.

흑 25까진 한동안 유행한 정석. 백 30이 조 9단의 변화구. 참고도 백 1로 막는 것이 흔히 쓰는 수. 참고도 흑 16은 조 9단이 처음으로 쓴 맥이다. 백에겐 실전이 참고도보다 실리에선 손해지만 상변 두터움을 흑에게 허용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조 9단이 판을 멀리 내다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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