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학생들 교장 감금 폭행 물의

  • 입력 2007년 5월 3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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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특수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장을 감금한 채 밀가루와 달걀, 물감 세례를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교육당국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3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15분경 광주 광산구 인화학교에서 중학부, 고등부 남녀 학생 15명이 교장실 문을 잠근 채 이모(54·여) 교장에게 달걀을 던지고 밀가루와 물감을 뿌렸다.

이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교장에게서 인터폰으로 연락이 와 잠긴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보니 온 몸에 물감과 계란, 밀가루를 뒤집어 쓴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며 "교장실로 들어가자 학생들은 곧바로 빠져 나갔다"고 말했다.

봉변을 당한 이 교장은 당시 충격으로 신경정신과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이 학교에는 유치부, 초·중·고등부 학생 47명이 다니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 내실화를 요구하며 최근 60여 일 동안 등교를 거부한 데 대해 이 교장이 등교 재개 첫날부터 반성문을 요구하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3월19일부터 전체 교사 수화자격증 취득 지원, 청각장애교사 우선 채용 등을 요구하며 등교를 거부했으며 최근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광주시교육청과 교육 정상화에 합의해 28일부터 정상 등교하기로 했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심각한 정도의 폭력은 없었지만 학교 현장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폭력을 휘두른 학생들에게 대해 학칙에 따라 처벌하도록 학교 측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05년 6월 일부 교직원들의 재학생 성추행 사건이 불거져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사와 감사 6명이 해임됐다. 이후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임명한 이 교장의 신임 여부를 놓고 법인 측과 시민단체, 학부모간에 갈등이 빚어지는 등 학내분규를 겪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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