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1660 시대에 맞는 펀드는?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코멘트
‘상투’ 걱정되면 기간-펀드별 분산 투자를!

공무원 박모(35·경기 고양시) 씨는 생애 처음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들어가려고 하는데, 좀처럼 그런 기회가 없어 속이 탄다. 한편으로는 주가가 너무 높은 시점에 들어가 ‘상투’를 잡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

증시가 빠르게 오르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9%포인트 오른 1,661.80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에 이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펀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은행의 정기적금 상품을 깨고 적립식 펀드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많이 오른 데다 펀드 수도 1000개에 육박해 펀드 가입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투자금 일시에 모두 넣는 것은 위험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수준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꼭 투자하고 싶다면, 기간별로 금액을 나눠 투자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시점에서 전체 투자금의 20%를 넣은 뒤 상황을 봐 가며 1개월 뒤에 30%, 다시 2개월 뒤 50% 등으로 분산투자하라는 것이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성과가 우수한 펀드라도 투자 금액을 일시에 넣지 말고 시기를 분산하는 게 좋다”며 “다만 펀드 수가 4, 5개를 넘을 경우 평균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시점이 아닌 지역별, 스타일별로 분산해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운용 스타일이 다르면 증시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스타일 펀드를 찾을 때는 중소형주에 강세를 보이는 유리자산운용, 일반 성장형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뛰어난 대한투신운용 등 운용사별로 강점을 지니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자산총괄운용 부사장은 “지역별로도 국내와 해외 비중을 6 대 4, 해외 비중은 유럽 등 선진국 50%, 중국 20%,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30% 등으로 분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추천했다.

○ 수익보다 안정성 고려한 펀드 선택

전문가들은 현 시점은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펀드를 고를 때도 수익보다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지수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펀드를 권한다. 이상훈 대한투자증권 상품기획본부장은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주식 투자비중을 자동으로 줄이고, 주가가 떨어지면 비중을 높이는 ‘시스템형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대투증권의 ‘오토 시스템’이나 한국투자증권의 ‘사다리형 펀드’ 등도 주가지수나 펀드 수익률에 따라 주식과 현금의 투자비중을 조정해 증시 등락에 따른 수익률 변동을 최소화한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 부장은 “코스피지수 변동에 비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가치주 펀드도 괜찮다”고 권했다. 신영투신운용의 ‘신영 마라톤 주식’,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세이 가치형 펀드’ 등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정윤식 대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현 상승장에서 소외돼 가격 부담이 적고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 주목하라”면서 “올 하반기(7∼12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정보기술(IT)업종에 투자하는 ‘대한IT코리아펀드’가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식형 펀드 개수 및 설정액 추이
날짜 주식형 펀드수(개) 설정액(원)
2006년 12월 말 826 46조5460억
2007년 1월 말 859 49조8409억
〃 2월 말 894 49조6097억
〃 3월 말 937 51조6752억
〃 4월 말 963 51조1664억
〃 5월 28일 현재 1000 54조4478억
자료: 자산운용협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