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산 증인’ 김대송 대신증권 부회장, 여의도 떠나다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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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김대송(59·사진) 대신증권 부회장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김 부회장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32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났다.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당분간 고문으로 남아 경영 조언을 하게 된다.

그는 퇴임식에서 “입사 당시 자본금이 5억 원에 불과했던 대신증권이 현재 1조5000억 원이 넘는 자기자본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며 “대신과 같이한 파란만장했던 세월을 돌이켜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회고했다. 이어 “수익중심 경영, 철저한 리스크(위험) 관리 경영, 시스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975년 대신증권 공채 1기로 입사한 김 전 부회장은 광주일고와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신의를 중시하고 상하의 신뢰가 고루 두텁다는 평을 들었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증권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의 기록도 갖고 있다.

특히 2004년 9월 작고한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과는 입사 동기로 30년 가까이 우정을 가꿔 왔다. 양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그에게 “회사를 잘 이끌어주고 내 자식들도 돌봐 달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그는 29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에서 “양 회장께서 돌아가신 지 2년 8개월이 지났고, 그분의 장남(양홍석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이 대신증권에 입사해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직장인들은 너무 빨리 회사를 바꾸는데 나같이 한 회사에서 평직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갔다가 은퇴하는 사람도 있으니 어린 직장인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은퇴한 뒤 이리저리 나돌아 다니면 보기가 안 좋더라”며 “책이나 읽으면서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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