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적자 4개월만에 100억불…對中흑자 급감

  • 입력 2007년 5월 21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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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대일 무역적자가 확대돼 해외에서 힙겹게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넘겨주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의 무역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는 밀리고 중국에는 추격당하는 샌드위치 상황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대일 적자 4개월만에 100억 달러= 21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83억8100만 달러였고 수입은 184억37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100억56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1월부터 4월까지 적자(83억4600만 달러)보다 20.5%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2000년 113억6200만 달러, 2001년 101억2700만 달러,2002년 147억1300만 달러, 2003년 190억3700만 달러, 2004년 244억4300만 달러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05년에는 243억76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대일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수입은 10.8%나 증가했다.

◇대중 흑자 두 자릿수 감소=올 들어 4월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은 247억9200만 달러였고 수입은 195억2500만 달러로 무역흑자는 52억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16.8% 줄었다.

대중 무역흑자는 2000년 56억6000만 달러에서 2001년 48억9000만 달러로 떨어진 이후 2002년 63억5000만 달러, 2003년 132억 달러, 2004년 201억8000만 달러, 2005년 232억7000만 달러 등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209억6700만 달러로 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같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대중 무역흑자는 월별 기준으로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엔저+현지화+中투자 확충'=삼중 압박 대일 무역적자가 늘고 있는 것은 기술 부품 소재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엔화 약세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제품의 엔화 표시 가격은 올라가 수출은 저조하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오정규 무역투자진흥관은 "대일 적자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부품 및 소재분야 적자는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3년간 원화대비 엔화값 자체가 30%나 절하되면서 각종 첨단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외무역에서 '달러박스' 역할을 하던 대중 무역흑자의 축소는 중국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분야에 투자를 확충하면서 고성장을 거듭하는데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현지화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산 제품을 중국에 내다 팔 소지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짓고 부품 소재를 수출하면서 대중 무역과 흑자가 증가해왔으나 통상적으로 진출 5¤10년이 지나면 이들 제품을 현지에서 조달하게 되는데다 국내 부품업체들까지 원청업체를 따라 현지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무역 샌드위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분야의 기술력을 높이는 노력과 더불어 엔화 약세의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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