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향 북녘땅을 간다니 꿈 같네요”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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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버님, 그토록 그리던 고향 북녘 땅을 제가 열차를 몰고 갑니다.”

17일 남북열차 시험운행을 앞두고 남측 열차가 운행되는 문산∼개성 간 경의선 구간의 기관사로 선정된 신장철(55·사진·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씨.

그는 14일 코레일로부터 이런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1997년 작고한 부친을 떠올렸다. 신 씨 부친의 고향은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 6·25전쟁 때 월남해 민통선에서 가까운 파주시에 정착했고 신 씨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1978년 결혼한 부인 허인애(52) 씨 역시 같은 이산가족으로 북한 장단이 고향이다.

코레일 측은 신 씨를 기관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운전능력은 물론 이산가족이라는 배경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서울공고 재학 시절 경의선 열차로 통학했다. 1971년 부기관사가 된 그는 1999년 100만 km 무사고 운전 기록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128만 km 무사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배경이 그를 56년 만에 재개되는 남북 열차의 첫 기관사로 이름을 올리게 한 것.

신 씨는 “북한에서 내려온 친지들이 모이면 고향 얘기를 나눴는데 아버님을 대신해 고향 땅의 일부라도 열차로 밟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의선 사전점검 때에도 도라산∼군사분계선 구간을 운행한 신 씨는 “이번 시험운행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정기 운행으로 이어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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