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7>SK(주)…미래를 캐는 희망 공장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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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4일은 우리 회사의 주가가 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 처음 주당 10만 원을 넘어선 날입니다. 정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신헌철 SK㈜ 사장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北京)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회사 인트라넷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2003년 3월 6100원 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4년 만에 10만 원을 돌파한 감격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의 ‘대표 에너지 기업’인 SK㈜의 자존심은 2003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으로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시장은 등을 돌렸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탄탄한 사업구조와 임직원의 노력으로 시장의 평가를 바꿔 놓았다. 재계는 이것이 ‘SK㈜의 힘’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강점과 약점 그리고 비전은

활발한 해외 자원개발 경쟁력

보수적 기업문화는 넘어서야

국내 석유화학업종을 담당하는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SK㈜의 강점을 물었다. 응답자 9명 가운데 8명이 해외 유전 개발부터 석유 정제,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과 판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를 꼽았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75년 ‘사보(社報) 선경’ 1월호를 통해 ‘석유에서 섬유까지’이라는 수직계열화의 청사진을 천명했다. 당시 수직계열화라는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한 임원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시대를 앞선 결단이었다.

1980년 ㈜선경의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는 최 회장이 제시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유공은 이후 화학, 윤활유 등으로 사업을 넓혀 가다 1991년 울산콤플렉스에 9개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지난해 SK㈜의 매출액은 23조6515억 원. 1980년 유공 매출액 1조9676억 원의 11배 규모다.

활발한 해외자원개발 참여도 경쟁력이다. SK㈜는 현재 14개국 25개 광구에서 유전 개발, 탐사, 생산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6년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2만2000배럴 이상의 원유와 가스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까지 생산량을 하루 평균 1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본보는 ‘유공을 선경에 넘겨 민영화’라는 1980년 11월 29일자 기사에서 “국영기업의 관료적인 경영 자세나 ‘공사 체질’로는 정세 변화에 적응이 어렵다”고 민영화 배경을 설명했다.

민영화 이후 27년이 지났지만 위계질서를 강조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를 ‘크렘린’에 비유하기도 했다.

SK㈜의 한 과장급 사원은 이 회사에서 유행하는 농담을 전했다.

“사무실에 쥐가 나타나면 A그룹은 맨 아래 후배가 바로 뛰어가 쥐를 잡는다. B그룹은 쥐가 나타난 원인과 잡는 방법을 치밀하게 분석한 보고서를 상부에 올린 뒤 쥐잡기에 나선다. SK그룹도 꼼꼼히 분석한 보고서를 올린다. 그런데 아무도 쥐를 잡지 않는다.”

상급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역삼각형 조직 구조, 그리고 여전히 낮은 여성 간부 직원의 비율도 넘어야 할 벽이다. 이 회사 임원 105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명이다. 또 774명의 부장 가운데 여성은 6명(0.8%)에 불과하다. 신입사원 중에는 여성 엔지니어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회사의 대응은 더딘 편이다. 한 울산공장 여사원은 “작업복에 여성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SK㈜의 지주회사 전환은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순환 출자 형태의 불안한 지배구조가 경영권 위기 상황을 맞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사외 이사 비중을 70%로 확대하고 올해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최근 기대로 바뀌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지난달 11일 9만3000원이던 SK㈜의 주가는 한 달 만인 11일 현재 11만4000원으로 22.6% 올랐다.

반면 불안정한 유가 상황과 석유화학 경기 변화도 SK㈜에 위협 요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동과 중국 지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1∼2년 후 석유화학 경기가 침체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내수기업’으로 불리던 SK㈜는 지난해 매출액의 47%를 수출로 올렸을 정도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의 2015년 비전은 ‘한국의 SK㈜’가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SK㈜는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중국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2005년부터 사내 중국어 강의를 수강한 인원이 16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1월 임원으로 승진한 16명 가운데 5명이 중국 본부에서 나왔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입사 선호 업종별 No1’ 소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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