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나만의 비타민’ 맞춤형 섭취 비타맨시대 활짝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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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은 이 시대의 가장 매력적인 단어 중 하나다.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책 제목에 비타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비타민의 의학적인 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 현대판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비타민을 먹고 마시고 바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엔 비타민이 들어간 가전제품까지 등장했다. 바야흐로 비타민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비타민 마케팅 전쟁

과거 비타민은 다단계 방문판매업체에서나 구입할 수 있는 소수만의 상품이었다.

다단계업체들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수입품이나 기능성 비타민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판매했다. 일부 업체는 거리행사에서 비타민의 효과를 과대포장하면서 노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광동제약, 유한양행 등 제약회사와 CJ 롯데 대상 등 대기업 식품회사가 자사의 브랜드를 내걸고 비타민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4, 5년 전부터 방문판매가 크게 줄어든 대신 약국 백화점 할인점 등의 비타민 제품 판매가 늘었다.

건강보조식품으로 자리 잡은 비타민은 홈쇼핑이나 케이블방송의 중간광고(인포머셜)를 통해서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 마케팅팀의 윤은주 씨는 “과거의 음성적인 판매에서 벗어나 이제는 약사 의사 영양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의 진화

초창기 영양보충제로서의 비타민 제품은 비타민 C가 단연 많았다. 이후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간 종합비타민을 비롯해 비타민 E, 비타민 D, 엽산 등 특정 성분을 강조한 기능성 비타민제가 잇따라 출시됐다.

최근에는 기능성 비타민은 물론 종합비타민도 청소년 어린이 여성 남성 임산부 등 소비자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일반인이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비타민 제품은 크게 종합비타민류와 특정 성분을 강화한 비타민B군 복합제, 황산화제 복합제 등으로 나뉜다.

동원GNC의 청소년용 ‘GNC 메가틴’을 비롯한 종합비타민류는 모든 성분이 캡슐 하나에 들었다. 비타민의 각 성분이 조금씩 포함돼 개인이 선택하기에 무난하다.

기능성 비타민인 비타민B군 복합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우울하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이들이 먹으면 효과가 있어 항스트레스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국내산인 아로나민골드 등이 이 제품군에 속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항산화제 복합제’는 노화방지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항산화 성분이란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성분을 말한다.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피로, 비만 등으로 몸속에 발생하는 유해활성산소의 증가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먹고 마시는 비타민이 1세대라면 몸에 바르는 비타민 화장품은 2세대 비타민으로 분류된다. 미백 작용이 있는 비타민C와 주름개선 효과의 레티놀, 피부노화 방지의 토코페롤이 함유된 화장품 등 다양한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밖에 합성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비타민을 코팅한 쌀, 비타민이 포함된 라면, 밥에 뿌려 먹는 비타민 분말, 비타민 껌, 비타민 담배도 등장했다.

특수 세라믹 가공기술을 적용해 비타민C를 공기 중에 내뿜는 비타민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비타민도 브랜드 시대

현재 미국 캐나다 등 비타민 선진국에서는 종합비타민 외에도 세분화된 각종 비타민 성분이 출시돼 국내보다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비타민 영양제는 미래에 어떻게 변할까.

‘비타민 혁명’의 저자 좌용진 씨는 “비타민의 성분이 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비타민의 천연 성분과 추출방식, 순도에 따라 가격과 효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비타민이라도 △원료가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 △순도가 99.9%인지 99%인지 △화학적 합성물인지 자연 추출한 것인지에 따라 비타민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뜻이다.

국내에도 ‘비타민 전문점’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영양사 약사 의사 등 전문가들이 소비자의 영양상태를 평가하고 보충제를 추천하는 형태로 고가의 비타민 전문점이 형성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소비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비타민 성분을 알게 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특정 비타민 성분을 구입하는 시대도 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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