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조성 10년

  • 입력 2007년 5월 8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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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가 잠들어 있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가 조성 10년 만에 ‘민주·인권·평화’의 공간으로 우뚝 섰다.

국내외에서 640만 명이 다녀갔고 5·18민주화운동의 산교육장인 5·18추모관이 14일 개관하는 등 민주성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립 5·18민주묘지=1997년 5월 망월동 옛 5·18묘역에 안장된 희생자 유해를 운정동 산 34로 옮기면서 조성됐다.

새로 조성된 묘지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첫 추모식이 열린 이후 전국에서 각급 학교, 기관 사회단체에서 추모 발길이 이어졌고 해외 인권단체의 순례 코스가 됐다.

매년 5월 한 달 평균 10만 명이 참배하는 등 10년 동안 643만5000여 명이 찾았다.

처음에는 ‘5·18묘지’였으나 2002년 5·18특별법 제정으로 ‘국립 5·18묘지’로 바뀌었다. 지난해 1월 국립묘지기본법에 따라 ‘민주’가 추가돼 ‘국립 5·18민주묘지’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5만여 평의 묘지에는 784기를 안장할 수 있으며 현재 5월 희생자 478명이 잠들어 있다.

▽5·18추모관=민주의 문 왼쪽에 들어서는 추모관은 5·18민주화운동을 배우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1층에는 추모 촛불을 물에 띄우는 ‘한줄기 눈물의 촛불’ 코너가 마련돼 있다. 영상실에서는 고 홍남순 변호사, 정상용 전 국회의원 등이 군사법정에서 최후 진술한 내용을 육성으로 듣고 재판 장면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유물 전시실에는 유해 이장 과정에서 발견된 시계와 총알, 관을 덮었던 태극기 등이 전시된다. 시계 2점은 22일과 28일로 날짜가 맞춰져 있어 당시 희생자의 사망일시를 알 수 있다.

역사체험관인 2층에서는 ‘5월상회’라는 전시공간을 통해 1980년 이전 상황을 라디오 방송을 통해 듣고, 5·18민주화운동 당시 10일간의 항쟁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벽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기소자들을 누르면 벽면이 돌아가 그들이 재판을 받았던 내용을 볼 수 있고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1분짜리 애니메이션 20편도 상영된다.

관리사무소 측은 묘지 조성 10년을 맞아 입구 맞은편 옹벽에 ‘찔레꽃’이라는 타일벽화를 완공하고 정문 옆에 잔디광장인 ‘5월동산’을 만들었다.

역사의 문과 숭모루 사이 소망의 벽을 새롭게 단장해 5, 6일 ‘사랑나눔 꿈나눔’ 행사를 열었다.

박경순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장은 “그동안 기록들을 정리한 책자를 발간하고 체험공간을 늘리는 등 참배만 하는 묘지가 아니라 추앙과 현충의 열린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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